2년전 약속 '헌신짝'...美트럼프 '손실 및 피해' 기후기금도 손절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10 16:21:13
  • -
  • +
  • 인쇄

해외원조를 하나씩 끊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마침내 개발도상국이 입은 기후피해를 선진국이 배상하기로 합의한 '손실 및 피해기금 협정'에서도 손을 뗐다.

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기후환경사무국의 레베카 롤러 부국장은 기금 측에 서한을 보내 "미국 재무부를 대신해, 미국이 손실 및 피해 기금에서 즉시 탈퇴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린다"고 통지했다.

'손실 및 피해 기금'은 2023년 하반기에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극적으로 합의됐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낮음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피해를 입고 있는 개발도상국에게 선진국이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이 골자다.

역사상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은 1750만달러의 기금을 내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미국의 이같은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위기의 현실을 다시 한번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기후운동가 및 기후전문가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고 있다.

싱크탱크 '파워시프트 아프리카'의 이사이자 기후정책분석가인 모하메드 아도우는 "이처럼 중요한 순간에 미국이 내린 결정은 세계 사회와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보낸다"며 미국에 지구와 미래 세대의 이익을 위해 입장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비영리단체 '기업책임'의 레이첼 로즈 잭슨 연구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반대 행동 의제는 위험하고 악의적이며 생명을 파괴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조종하는 기업들이 지구를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 미국이 기후부채를 갚고 기후행동에 공정한 몫을 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다.

유엔 기후협상에 참여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연합인 아프리카협상그룹(AGN)의 알리 모하메드 의장은 "기후책임이 가장 큰 국가가 내린 이 결정은 돌이킬 수 없는 기후위기에 직면한 취약한 국가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지적했다.

'사타트 삼파다 기후재단'의 하지트 싱 창립이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기후대처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미 정부가 일삼아온 오랜 훼방을 보여주는 사례이고, 기후정의를 실현하려는 세계의 노력을 훼손한다"며 "역사상 가장 큰 배출국인 미국은 전세계 취약 계층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위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번째로 취임한 첫날 두번째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했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재앙을 예방하기 위한 국제협정이 미국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손실 및 피해 기금'은 올해 1월 1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현재 27개국이 총 7억4100만달러를 기부했으며, 이는 개도국이 매년 지구온난화로 직면하는 피해 규모의 약 0.2%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