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많이 노출된 고령층 '더 빨리 늙는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7 11:07:58
  • -
  • +
  • 인쇄
▲미국 전역 '극심한 주의'(≥32.2℃) 이상의 폭염 일수 분포. 사용된 데이터는 2010~2016년 연평균. (사진=USC/Eunyoung Choi)


고령층은 폭염에 많이 노출될수록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대학의 제니퍼 에일셔 교수와 최은영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2010~2016년 미국 전역의 더위 일수와 각 지역 고령층의 생물학적 나이 관계를 분석한 결과, 극심한 더위에 많이 노출될수록 고령층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적 나이는 출생일 기준의 나이와 달리 분자, 세포, 시스템 수준에서 신체가 얼마나 잘 기능하는지 측정하는 척도다. 생물학적 나이가 높을수록 질병·사망 위험이 커지지만, 그동안 폭염과 생물학적 노화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2010~2016년 열지수(Heat Index)를 기준으로 미국 전역의 폭염 일수를 조사하고, 56세 이상 지역주민 3600명을 대상으로 혈액 표본을 채취해 생물학적 나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미국 기상청(NWS)은 기온과 습도 기반 열지수에 따라 더위가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위험수준을 26.7~32.2℃를 '주의'(Caution), 32.2~39.4℃를 '극심한 주의'(Extreme Caution), 39.4~51.1℃를 '위험'(Danger) 단계로 분류한다. 이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단계에 해당하는 날을 모두 '폭염'에 포함시켰다.

생물학적 나이는 다양한 시점에 채취한 혈액 표본을 분석해 후성유전학적 변화(epigenetic changes), 즉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과정에 따라 추정했다. 그리고 생물학적 나이 변화를 거주지 폭염 일수와 비교했다.

그 결과 폭염 일수가 많은 지역 거주자의 생물학적 나이 증가 속도가 폭염 일수가 적은 지역 거주자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폭염이 생물학적 노화를 최대 2.48년 앞당긴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후변화와 폭염이 장기적 관점에서 건강과 노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최은영 박사는 "폭염 일수와 생물학적 노화 속도의 이런 상관관계는 사회경제적 및 기타 인구통계학적 차이와 신체활동, 음주, 흡연 같은 생활 습관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유지됐다"고 말했다.

에일셔 교수는 "1년 중 절반이 '극심한 주의' 수준 이상 폭염이 발생하는 애리조나주 피닉스 거주자는 연간 폭염 발생일이 10일 미만인 지역 거주자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최대 14개월 빨랐다"며 "이는 단순히 더운 날이 많은 지역에 사는 것만으로도 생물학적으로 노화가 빨라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년층은 땀 증발을 통한 피부 냉각 효과가 사라지기 시작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서는 냉각 효과가 더 떨어진다"며 "자신이 있는 지역의 온도와 습도를 살펴보고 어떤 위험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ESG;스코어] 경기 '1위' 서울 '꼴찌'...온실가스 감축률 '3.6배' 차이

경기도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률 33.9%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반면, 서울특별시는 감축률 9.5%에 그치면서 꼴찌를 기록했다.19

기후/환경

+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남극 쿨먼섬 황제펭귄 새끼 70% 사라졌다...왜?

남극 쿨먼섬에 서식하는 황제펭귄 번식지에서 새끼 70%가 사라졌다.극지연구소는 남극 로스해 쿨먼섬에서 황제펭귄 새끼 개체수가 전년에 비해 약 70%

[ESG;스코어] 경기 '1위' 서울 '꼴찌'...온실가스 감축률 '3.6배' 차이

경기도가 지난해 온실가스 감축률 33.9%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위를 기록한 반면, 서울특별시는 감축률 9.5%에 그치면서 꼴찌를 기록했다.19

"재생에너지 가짜뉴스 검증"…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 출범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정보의 진위를 검증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 '리팩트'(RE:FACT)가 출범했다.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는 18일 서울 종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