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환율·내수·트럼프까지...1Q 기업 체감경기 겹악재로 '바닥'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3 14:10:50
  • -
  • +
  • 인쇄
상의 2차에 걸친 조사에서 1Q BSI '61'
"정부와 국회 서둘러 악재 해소시켜야"
비상계엄 사태로 올 1분기 우리나라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직전 분기 85보다 24포인트(p)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83에 비해 22p 하락한 것이다. BSI는 100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이번 조사는 국내 정치이슈로 인해 2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계엄사태 전인 11월 19일~12월 2일까지 2281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1차 조사에서는 1분기 전망치가 '72'로 나왔다. 그러나 1월 6일~15일까지 지역·업종 등을 비례할당해 추출한 413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차 조사에서는 1차보다 11p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이는 정국불안, 강달러, 트럼프 정책기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영업이익, 자금사정 등 세부항목들의 1분기 전망치는 모두 10p 이상 하락했다. 특히 정치이슈 발생 이후 실시된 2차 조사에서 매출액이 61, 영업이익이 59로 집계됐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 12월에 88.2로 급락했고, 1월도 91.2로 소폭 상승했지만 기준치(100)에 못미치며 비관적 전망이 우세해 기업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전히 높은 금리 수준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자금사정 지수도 '64'에 머물러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지수의 경우에는 '85'를 기록하며 다른 부문에 비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대한상의 제조업 BSI 전망치 추이 (자료=대한상의)

2024년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목표치를 달성했다'는 기업과 '소폭 못 미쳤다'는 기업이 10곳 중 7곳 이상이었다. 연초에 계획했던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39.7%가 '연초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답했다. 35.6% 기업은 '10% 이내로 소폭 미달했다'고 응답했다. '10% 이상 크게 미달했다'고 답한 기업이 15.4%였고, '초과달성했다'고 답한 기업은 9.3%에 그쳤다.

기업들은 올해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 48.0%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환율변동성 확대'(47.3%)를 꼽았다. '내수소비 위축'(34.9%)과 '트럼프 2기 통상정책'(24.9%)을 리스크로 지목한 기업도 적지 않았으며, '고금리 장기화'(17.6%), '해외수요 부진'(13.5%) 등의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자료=한국은행)
상의는 "대내외 악재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발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의 정치 불확실성이 소비위축, 투자감소 등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둔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당국이 예산 조기집행, 추경 편성 등 과감한 재정정책과 소비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상의는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세가 이어지도록 대외신인도 관리를 지속해야 나가야 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함께 미국과의 소통과 협상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에 대해서도 상의는 "여야가 모두 필요성을 인정한 12개 무쟁점 법안에 대해 경제계가 뜻을 모아 연내 통과를 요청했지만 '인공지능특별법'만 유일하게 통과됐다"고 지적하고, "국가대항전인 첨단산업분야의 투자지원을 늘리고, AI시대에 필수적인 안정적 에너지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법안 그리고 과잉 규제를 예방하고, 외국인 고용과 같이 기업현장에 꼭 필요한 경제법안들은 정치이슈와는 별개로 조속한 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1%대 경제성장률이 연이어 발표되는 등 성장률 저하라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대내외 리스크까지 겹치며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된 상황"이라며 "경제지표와 대외신인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선제적인 경기진작책 마련과 함께 무쟁점 경제법안에 대한 조속한 입법 지원을 통해 한국경제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긍정적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