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집회에 K-팝·응원봉 등장...외신들, 축제같은 'K-시위문화' 주목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9 14:06:24
  • -
  • +
  • 인쇄
▲지난 6일 서울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탄핵'이라 적힌 보이그룹 NCT 응원봉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규탄집회에서 포착된 축제 분위기의 독특한 한국의 'K-시위문화'에 외신들이 주목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됐던 지난 7일 국회 앞 탄핵촉구 촛불집회에서 K팝과 응원봉이 등장하자 외신들은 한국의 시위문화에 대해 앞다퉈 보도하고 나섰다.

영국 BBC는 "대형 스크린과 크레인 카메라가 설치되어 마치 야외 음악 축제와 같았다"며 참가자들이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시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추운 날씨 속에도 수만명 인파가 국회 앞에서 촛불 시위를 벌였으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K팝 그룹의 응원봉을 흔들며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도 "탄핵 표결을 앞두고 시위대 중 많은 이들이 정성들인 의상을 입고 직접 만든 깃발을 들거나, 집회의 필수요소가 된 K팝을 틀었다"며 "일부 시위는 댄스파티를 연상케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시위에서 20~30대 젊은 여성층이 아이돌 팬덤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모습이 조명됐다. AFP는 "에스파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나니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털어놓은 한 시위자의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소개했다. 앞서 5일 시위에서는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재생됐다며 "유명 걸그룹의 경쾌한 데뷔곡인 이 노래는 정치적인 내용으로 여겨진 적이 없지만, 2016∼2017년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집회에서 젊은 여성 시위대의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번 시위에서는 '전국 집에누워있기 연합' '스파게티 몬스터 연맹', '혼자 온 사람들', '강아지 발냄새 연구회', '꽃심기 클럽', '잠들지 못하는 편집자들' 등 기발하고 유머러스한 깃발들이 등장했다.

▲국회 앞에 등장한 다양한 시위대들의 깃발들


이처럼 외신들은 한국의 시위 문화가 전통적인 투쟁적 성격에서 벗어나 평화적이고 축제적인 분위기로 변화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시민들이 시위를 하나의 문화적 표현으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개방적이고 참여적인 시위문화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요 외신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을 높게 평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수십년만에 최대 시험을 통과했다"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를 국회가 해제한 것은 한국에 민주주의 문화가 뿌리내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걱정이 있지만 이번 일은 민주주의가 회복력이 있고 자유에 대한 열망이 보편적이라는 믿음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기후/환경

+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날씨] 또 찾아온 '가을 한파'...강풍에 체감온도 '뚝'

'가을 한파'와 함께 11월 첫주를 맞이했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일부터 찾아온 추위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아침 기온이 5∼10℃가량 크게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