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할수록 '습지 탄소저장' 능력 떨어진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3 15:14:24
  • -
  • +
  • 인쇄

지구온난화로 인해 습지에 저장된 탄소의 양이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측정장치로 사용된 것이 '티백'이다.

2일(현지시간) 스위스의 산림·눈·환경연구소 WSL 소속 이카 두키치 박사가 이끈 국제연구팀은 28개국 180개 습지에 녹차와 루이보스차 1만9000봉지를 묻어 습지가 토양에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했다고 밝혔다.

'티백'이 특이한 도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후, 서식지 및 토양 유형이 습지의 탄소 분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입증된 방법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하지만 '티백'이 이처럼 대규모 장기적인 연구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각 장소에서 약 15cm 깊이에 40~80개의 티백을 묻고 3년에 걸쳐 다양한 시간 간격으로 이를 수집했다. 그런 다음 티백에 남은 유기물 질량을 측정해 습지의 탄소보존량을 평가했다. 사용된 티백 종류는 녹차와 루이보스 두 가지다.

녹차에 함유된 유기물은 쉽게 분해되는 반면 루이보스는 더 느리게 분해되므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한 결과, 습지의 탄소저장량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연구 결과, 일반적으로 기온이 높아지면 유기물의 부패량이 늘어나 토양 내 탄소보존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해되기 어려운 루이보스차의 경우, 묻힌 장소와 상관없이 온도가 높을수록 항상 더 많은 부패가 일어났다. 분해에 오래 걸리는 탄소 유형이 고온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녹차 티백은 습지 종류에 따라 부패 속도가 달라졌다. 담수 습지에서는 부패 속도가 빨랐지만, 맹그로브와 해초 습지에서는 느렸다.

티백의 질량이 가장 많이 남은 습지 유형은 담수와 조수 습지로, 이는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더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두키치 박사는 "수생, 습지, 해양 및 지상생태계에 공통적인 지표를 적용하면 어떤 환경이 다른 환경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정보를 이용해 이러한 지역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추후 산림을 포함한 육지 탄소흡수원도 연구해 글로벌 예측모델을 설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및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 채굴에 인도네시아 환경 '와르르'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 때문에 인도네시아 산림이 초토화되고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국제 비영리기구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