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에 속타는 기업들...축 처진 주가 살리기에 '안간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2 16:56:32
  • -
  • +
  • 인쇄
자사주 소각에 배당성향 높이기 잇단 발표
주주가치 제고에 하방 지지선 형성됐지만...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한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 지수 종가가 표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주요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시장이 휘청거리며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배당성향 높이기 등 일제히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주식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지난 15일 코스피가 3개월만에 2400선이 붕괴되고, 코스닥은 1년 11개월만에 670선을 내줬다. 이에 지난 21일부터 한국거래소, 한국증권금융,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코스콤이 코스피의 하단을 받쳐주기 위해 2000억원 규모 '기업 밸류업 펀드' 투자를 시작하면서 22일 코스피는 지수를 2501.24선까지 끌어올리며 상승장으로 마감했다.

이날 2500선이 회복됐지만 이는 단기 처방이라는 의견도 적지않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재집권하고, 중국의 경기부양 기조,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로 코스피는 앞으로 수년간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에 보다 못한 기업들이 잇달아 자사주 매각을 발표하는 등 주식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향후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첫 거래일인 18일에 주가가 6% 올랐다. 10조원 가운데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지난 19일에는 카카오 임원들이 주주신뢰 회복을 위해 주식 매입에 일제히 나섰다. 카카오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권대열 ESG위원장, 이나리 브랜드커뮤니케이션 위원장, 정종욱 책임경영위원장, 황태선 총괄 등 4명의 위원장을 포함해 9명의 임원이 총 4억5260만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3개월간 자사주 58만3431주를 주당 17만1400원(전날 종가)로 매입해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해 앞으로 3년간 보유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주주에게 지급되는 배당성향을 현행 20% 중후반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올리고, 중간배당도 실시할 예정이다. 주주 환원 강화 방안으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보통주 95만8412주와 우선주 3438주를 2025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발행 주식수 대비 각각 6.1%, 0.2%로 전거래일(11월21일) 종가 기준으로 3014억원 규모다.

같은날 LG유플러스도 중장기 재무 목표와 달성방안, 주주 환원 계획을 포함한 '밸류업 플랜'(Value-up Plan)을 공시했다. LG유플러스는 주주환원율을 43.2%에서 최대 60%까지 높일 예정으로, 우선 지난 2021년 매입했던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검토중이다. 빙그레도 22일 자사주 100만9440주(총 발행주식의 10.25%)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2일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따른 하방 지지선이 형성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170억원을, 기관이 3227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순매수세를 보인 것은 지난 7일 이후 11거래일만이다. 아울러 거래소 등 유관기관은 펀드 조성액을 3000억원 늘릴 예정이어서 당분간 주식시장의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기업들의 실적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같은 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위기론'에 시달리던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5만7000원선에서 거래를 시작했지만 5일이 지난 22일 5만6000원에서 장을 마감하면서 좀처럼 자사주 매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동원산업, 동원F&B 100% 자회사로 편입 완료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동원F&B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4일 밝혔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기후/환경

+

[날씨] '폭염과 폭우' 급변하는 날씨...6일 120㎜ 폭우 예보

5일 낮기온이 36℃까지 치솟는 폭염이었다가 수요일인 6일은 최대 120㎜의 폭우가 퍼붓는 종잡을 수 없는 날씨를 보이겠다.고온다습한 남풍의 유입으로

600년간 조용하던 러 캄차카 화산 분화…7.0 강진의 영향?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에서 규모 7.0 강진이 발생한 직후 600년동안 잠들어 있던 화산이 분화했다. 4일(현지시간) 새벽, 캄차카 크라셰닌니코프화산에

英 바클레이스도 '넷제로 연합' 탈퇴…글로벌 은행연합 '와해 가속'

영국계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1일(현지시간) '넷제로은행연합(Net-Zero Banking Alliance, NZBA)'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HSBC에 이어 영국 은행 중 두 번

따뜻해진 바닷물...해수욕장마다 독성 해파리 '득실득실'

지구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안 바다마다 해파리가 득실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의 피해가 끊이

美 캘리포니아 또 산불…나흘새 5000만평 '잿더미'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로스파드레스국유림에서 발생한 대형 '기퍼드' 산불이 나흘 사이에 약 160km2를 잿더미로 만들도 계속 확산되고 있다. 주변 지역

폭염으로 쌓인 수증기...무안 1시간 141㎜ '괴물폭우' 낳았다

남부지방에 폭우 피해가 발생한지 보름만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에는 무안지역에 집중적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전라남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