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행정소송 당했다..."좌초자산 수조원 투자해놓고 결과공개 거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6 11:30:26
  • -
  • +
  • 인쇄
모잠비크 가스전 미수금 16조...수익 불분명
예타 조사결과 공개 거부..."정보공개법 위반"

한국가스공사가 수조원을 투입한 해외 가스전 사업에 대해 좌초자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가스공사가 이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공개를 거부하자 시민단체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6일 기후솔루션은 지속적인 손실이 예상되는 한국가스공사의 '코랄 술' 사업과 '코랄 노스'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두고 한국가스공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한국가스공사가 영업상의 비밀 등의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것에 대해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소송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코랄 술' 사업과 '코랄 노스' 사업은 모잠비크에서 6개 광구에 걸쳐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최대규모 가스전 개발사업에서 한국가스공사가 관여하고 있는 4광구의 사업들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08년부터 올4월까지 '코랄 술' 사업을 포함한 모잠비크 가스전 개발사업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올 하반기에는 '코랄 노스' 사업 투자결정이 임박한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가 김성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코랄 노스' 사업은 '코랄 술' 사업의 복제 사업으로, '코랄 노스' 사업 개발비로 7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미뤄볼 때 '코랄 노스' 사업 투자가 결정되면 마찬가지로 7000억의 개발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도 약 2조5000억원을 지원할 전망이다.

그러나 한국가스공사가 모잠비크에서 관여하고 있는 가스전 사업들은 '좌초자산'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게 기후솔루션의 설명이다. 이미 한국가스공사가 진행중인 '코랄 술' 사업은 지난 2017년 최종 투자결정 이후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랄 술' 사업의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2017년 사업을 시작할 당시 투자금으로 산정된 금액에서 25.4%인 약 1537억8470만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같은 손실을 미리 예측하지 못하고 투자를 감행했고, 결국 2023년 1분기 기준 약 43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현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원개발사업이 대규모로 추진됨에 따라 장차 LNG 시장은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 하락을 겪을 위험에 놓여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가 올해 4월 전망한 바에 따르면 향후 수년 내에 세계 천연가스 공급과잉은 수십년만에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이러한 좌초자산 확률이 높은 프로젝트에 수조원을 투자할 만큼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가 탄탄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은 15조7689억원에 달해 최대치를 경신했고, 매출 또한 전년대비 13.9%, 영업이익은 36.9%나 감소했다.

이에 기후솔루션은 '코랄 술'과 '코랄 노스'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공개를 거부한 한국가스공사에 대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예비타당성조사의 결과에 관한 자료를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기후·인권 문제로 좌초자산이 될 확률이 높은 모잠비크 가스전에 한국가스공사가 수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타당성 조사 결과를 알아야 할 권리가 있음에도 내용 일체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소송 취지를 밝혔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현재 재무상황을 고려해 한국가스공사는 공기업으로서 국민의 세금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땐 보수적으로 재무결정을 내려야 하고, 의사결정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며 "특히 모잠비크 사업은 좌초자산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한국가스공사가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사업의 수익성, 수익 회수 가능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