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16 유전정보 합의될까?...세율과 범위 놓고 '입장차'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01 13:30:28
  • -
  • +
  • 인쇄
DSI 수익 일정량 생물다양성 기금 재원 활용 논의
기업부담 너무 과도하면 식량·보건위기 초래 우려
▲콜롬비아 칼리 COP16 회담장 앞에 서있는 브라질 원주민 남성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앞으로 동식물이나 미생물 유전정보에 대한 '관세'가 매겨질 전망인 가운데 세율과 범위를 놓고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에서 '디지털 염기서열 정보'(DSI) 이익공유에 관한 합의문 초안이 공개됐다. 이번 DSI 합의문 초안은 DSI 활용으로 발생한 이익을 일정량 거둬들이고, 이렇게 모인 자금을 공동으로 관리해 생물다양성 보전에 투입하는 다자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담고 있는 DSI는 의약품, 식품, 섬유, 화장품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해마다 DSI를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수익은 1조6000억달러(약 220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부분 선진국 기업이 개발도상국의 유전자원을 활용해 막대한 이익을 벌어간 것으로, 이에 대한 정당한 몫을 지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국제사회는 지난 2014년 나고야의정서를 채택하면서 유전자원의 무상접근과 무상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나고야의정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1대1로 양자간 협정을 통해 이익공유 합의를 보도록 했기 때문에 협상력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에 불리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또 비영리적 목적이라는 명분 하에 연구자들이 활용하는 DSI는 오픈액세스로 온라인 상에 공유되고 있어 애당초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이번 COP16에서 공개된 DSI 합의문 초안은 양자간이 아닌 다자간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 기금을 만들어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측은 DSI를 활용해 기업활동을 영위하는 연매출 5000만달러(약 690억원) 혹은 자산규모 500만달러(약 70억원)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이익의 1~2%, 혹은 매출의 0.1~0.2%를 지불하도록 의무화하고, 유전자원을 제공한 생태계 인근 원주민들과 지역사회에 DSI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하도록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세율이 너무 높고, 정보공개에 대한 리스크나 절차 상의 문제가 너무 과도해 기업들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류의 보편적인 복지를 위해 개발중인 약품이나 식량안보를 책임지는 연구과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면서 진행이 더뎌질 수 있고, 결국 관련 제품들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오히려 식량위기나 보건위기를 초래해 개발도상국에도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DSI 합의안 마련 회담에 참관인으로 참여한 찰스 바버 세계자원연구소(WRI) 천연자원 거버넌스 및 정책 담당 이사는 AFP통신과의 "유전자원 정보로 제약회사가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그 정보를 제공한 이들에게 제대로 된 몫이 돌아가도록 하는 메커니즘이 없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번 총회에서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지자체 ESG평가 화성시 유일하게 'A+'...겨우 꼴찌 면한 서울

경기도 화성시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ESG행정평가에서 유일하게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서울시는 C+등급으로 꼴찌를 겨우 면했다.한국ESG평가원

현대차그룹, 40대 임원으로 '물갈이'..."혁신주도할 핵심리더 발탁"

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40대 임원으로 '물갈이'했다. 지난 11월 부회장 1명, 사장 4명을 승진시킨데 이은 후속 인사다. 현대차그룹은 성

문턱 낮아진 탄소거래시장...'VCM 거래플랫폼' 내년 줄줄이 개장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5개 이상의 자발적 탄소시장(V

서스틴베스트,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반대' 권고..."피합병법인 저평가"

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가 두산에너빌리티의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전하는 분할합병에 '반대'를 권고했다.9일 서스틴베스트는

KT&G, 온실가스 감축 목표 'SBTi' 승인 획득

KT&G가 '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이하 SBTi)'로부터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2045 넷제로(Net-Zero) 목표'에 대한 승인

대한항공 옛 정비복 '드라이버 파우치'로 재탄생

대한항공이 버려질 뻔한 낡은 정비복을 활용해 정비사용 드라이버 파우치를 제작했다고 6일 밝혔다.대한항공은 올해 4월 정비사 등 안전현장 직군을

기후/환경

+

관광산업 탄소배출량 '전세계 온실가스의 8.8% 비중'

전세계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8.8%가 관광산업에서 배출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관광부문에서 효과적인 탄소 감축 조치가

기후위기로 보험업 '흔들'...삼성화재, 기후대응 평가 '낙제점'

기후위기로 전세계 보험손실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화재의 기후위기 대응은 전세계 30개 주요 보험사 가운데 19위로 하위권에 머무는 것으

기후변화로 '말라가는 지구'...전세계 경작지 40%가 영향

지난 30년동안 지구의 77.6%에 달하는 토지가 이전보다 더 건조해지면서 전세계 경작지의 40%가 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유엔사막화방지협

문턱 낮아진 탄소거래시장...'VCM 거래플랫폼' 내년 줄줄이 개장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을 거래할 수 있는 민간 플랫폼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5개 이상의 자발적 탄소시장(V

2024년 '기록상 가장 더운 해'...1.5℃ 마지노선 넘는다

전세계 곳곳에서 역대급 폭염이 이어졌던 2024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1.62℃ 상승한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9일(현지시간) EU 코페르니

노인만 폭염에 취약?..."청년 사망률 32% 증가할 것"

폭염으로 인해 35세 미만 청년 사망률이 32% 증가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노년층뿐 아니라 청년층도 폭염에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6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