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90분 내뿜는 온실가스...일반인 평생 배출량보다 많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8 11:58:30
  • -
  • +
  • 인쇄
옥스팜 '생명을 위협하는 탄소불평등' 발간
'부유세' 부과해 저탄소전환 재원 확보해야
▲지난 2022년 기후변화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긴 파키스탄 (사진=옥스팜)


억만장자가 90분간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양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8일(현지시간) '생명을 위협하는 탄소불평등' 보고서를 통해 억만장자들의 사치스러운 교통수단과 투자를 통한 금융배출량을 살펴본 결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슈퍼리치' 50명이 평균 1시간30분동안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이 일반인이 평생 배출하는 탄소배출량보다 더 많았다.

이 '슈퍼리치' 50명은 연평균 184회 비행기를 타고, 425시간을 공중에서 보내면서 일반인이 300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뿜어내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전용기 2대는 1년 중 25일을 비행하는데 이는 미국 아마존 직원들이 평균 207년간 배출하는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또 미국 월마트 상속인 월튼가의 요트 3대는 월마트 매장 직원 1714명이 1년간 배출한 탄소배출량을 뿜어냈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50명의 '슈퍼리치'처럼 생활한다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한 탄소배출량의 상한선인 '탄소예산'은 이틀 안에 고갈된다. 이처럼 이들이 일상에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일반인을 압도하지만, 이들의 투자로 인한 탄소배출량은 훨씬 더 많다.

옥스팜에 따르면 이들이 투자하는 금액의 40%가 석유, 광업, 해운, 시멘트 등 오염산업이고, 억만장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의 오염도는 S&P 500에 투자한 것보다 거의 2배 더 심하다. 이 투자금이 저탄소 펀드에 투자됐다면 이들의 탄소배출량은 13배가량 낮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억만장자 50명이 내뿜은 탄소배출량이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은 이들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부유한 상위 1%의 배출량은 1990~2023년 연간 1450만명을 먹일 수 있는 농작물 손실을 가져왔고, 이 피해규모는 2023~2050년 연간 4600만명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2120년까지 더위로 인한 초과 사망의 78%가 저소득 및 중하위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는 예측이다.

이에 옥스팜은 오는 11월 1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참석하는 당사국들을 향해 상위 1% 부자들에게 영구 소득세와 재산세를 부과하고, 개인 전용기와 요트 등 탄소집약적인 사치 소비를 금지하거나 징벌적 세금을 매겨 기업과 투자자들이 배출량을 과감하고 공정하게 줄이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옥스팜은 저탄소전환을 위한 재원이 마련될 수 있도록 부유한 오염원에게 비용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계 슈퍼리치들에게 부유세를 부과한다면 연간 최소 1조7000억달러(약 2362조원)의 기후금융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오염산업 투자에 부유세를 부과하면 1000억달러(약 139조원)의 추가 세수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총재는 "슈퍼리치들은 우리 지구를 마치 자신의 놀이터처럼 여기고, 쾌락과 이익을 위해 지구를 불태우고 있다"면서 "이들의 무분별한 오염과 무절제한 탐욕이 우리 공동의 미래를 위협하는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은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치명적"이라고 비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