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김범수의 이례적 구속...카카오 경영쇄신에 '먹구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23 11:57:30
  • -
  • +
  • 인쇄
SM엔터 시세조종 혐의...法 "증거인멸 우려"
다른 계열사까지 수사?...그룹 전반 위기봉착
▲구속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2일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는 김범수 카카오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검찰에 구속되면서 카카오는 오너 사법리스크에 휘말리게 됐다.

서울남부지법은 구속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범수 위원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따라 김범수 위원장은 구속기간동안 시세조정 여부 등을 집중조사받을 예정이다. 

김범수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것은 지난해 SM엔터의 인수전을 치루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와 약 2400억원을 동원해 총 553차례에 걸쳐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매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위원장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시세조종 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김 위원장측은 SM엔터 주식 장내 매수를 보고받고 승인했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카카오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진행중인 사안이라 상세히 설명할 수 없지만 현재 받는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면서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지리라 믿는다"고 말했지만 결국 구속은 피하지 못했다. 김범수 위원장은 지난 2022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사건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며 경영에 복귀했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오너인 김범수 위원장을 구속시킴에 따라, 그동안 경영쇄신을 진두지휘해왔던 카카오의 경영재편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게다가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그룹 전반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부지검은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카카오엔터가 지난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른바 '콜 몰아주기' 사건과 김 위원장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살피고 있다.

게다가 현행 인터넷전문은행법에 인터넷은행 대주주가 최근 5년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으면 보유한 은행주식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가운데 10%를 제외한 나머지 17.17%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SM엔터 인수발로 불거진 카카오의 사법리스크는 김범수 위원장 개인을 넘어선 회사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카카오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전 계열사의 주가가 23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벤처 1세대로 불리는 김범수 위원장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한 다음, 2000년 네이버와 인수합병한 뒤 NHN 공동대표를 맡아왔다. 이후 2007년 NHN을 퇴사한 뒤 벤처투자에 전념하다가, 2010년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하면서 지금의 카카오그룹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철강 탈탄소없이는 탄소중립 없다...철강도 녹색전환해야"

철강산업의 탄소중립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가올 새정부는 저탄소 철강 생산설비 비용의 30% 이상을 지원하는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