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분산에너지법' 시행...2026년 전기요금 지역마다 달라진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3 13:33:10
  • -
  • +
  • 인쇄
▲전기를 발전소서 수요지로 나르는 고압 송전망 (사진=연합뉴스)


지역별 전기요금제 시행 근거를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이르면 2026년부터 지역별 전기요금이 달라질 전망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오는 14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향후 구체적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발전소가 집중돼 지역 내 전기소비보다 발전량이 월등히 많은 부산과 충남 등에서는 전기요금이 내려가고,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대거 끌어다 쓰는 서울 등 수도권의 전기요금은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전력사용량이 많은 수도권과 사용량이 적은데 발전소가 밀집돼 있어 환경오염 부담이 컸던 지방이 동일한 전기요금제를 적용받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꾸준히 이어졌다. 지난해 지역별 전력자급률을 살펴보면, 대전이 2.9%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고, 광주(2.9%), 서울(8.9%), 충북(9.4%) 순이었다. 반면 부산(216.7%), 충남(214.5%), 인천(212.8%), 경북(201.4%), 강원(195.5%), 전남(171.3%), 경남(136.7%), 울산(102.2%) 등의 자급률은 100%를 상회했다.

이에 생산지역과 소비지역의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해 소비가 가능한 '지산지소'(地産地消)형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촉진하기 위해 '분산에너지법'이 지난해 6월 제정됐다. 분산에너지법 45조는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해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이에 근거해 앞으로 지역별로 전기요금을 달리 책정하도록 했다.

다만 요금 차등화는 자칫 새로운 지역갈등을 야기할 수 있고, 수도권에 쏠린 주요 기업들은 전기요금 인상부담이 발생할 수 있어 정부는  향후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쳐 지역별 요금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지난 5월 열린 에너지위원회에서 내년 상반기 지역별로 송전비용 등 원가요인을 반영해 전기 도매요금 성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을 지역별로 우선 차별화한 뒤 2026년까지는 일반 소비자와 기업 등 고객이 부담하는 전기요금을 차등화는 단계적 일정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면 장거리 송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비용 등 중앙집중형 전력체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을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화는 데이터센터 등 전기요금이 영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시설의 지방 이전을 유인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지역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법 시행에 맞춰 도입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상 설비용량이 40㎿(메가와트) 이하인 모든 중소형 발전설비와 500㎿ 이하인 집단에너지 발전설비가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됐다.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열과 전기를 함께 생산해 지역에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할 경우 분산에너지 발전원으로 규정될 수 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는 발전 사업자가 전기공급 독점사업자인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전력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예외도 인정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다 지속가능한 전력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이제 분산에너지에 주목해야 한다"며 "지역 단위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새로 도입되는 주요 제도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