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도 서로 이름을 부른다..."인간 제외하고 유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1 12:25:49
  • -
  • +
  • 인쇄

코끼리도 사람처럼 서로 이름을 부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마이클 파르도 미국 콜로라도주립대학 행동생태학자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사용해 케냐에 서식하는 야생 아프리카코끼리 두 집단의 울음소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파르도 박사는 "코끼리가 각 개체에게 특정 발성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다른 개체에게 전달된 호출은 무시하면서 자신에게 전달된 호출을 인식하고 반응한다"며 "이는 코끼리가 소리만 듣고 그 소리가 자신을 위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코끼리는 시끄러운 소리부터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낮은 소리까지 다양한 소리를 낸다. 연구팀은 1986년~2022년까지 케냐의 삼부루 국립보호구역과 암보셀리 국립공원에서 기록된 코끼리의 울음소리를 조사하고, 기계학습알고리즘을 사용해 469개의 서로 다른 울음소리를 식별했다.

조사결과 코끼리들은 먼 거리에 있는 서로를 부를 때, 혹은 어른이 어린 코끼리에게 말을 걸 때 주로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일반적으로 내는 소리는 조화가 풍부한 저주파 소리였다.

연구진은 친구나 가족인 코끼리가 이름을 부르는 녹음을 들려주자 코끼리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성체는 새끼 코끼리보다 이름을 부를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는 해당 재능을 익히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음을 뜻한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특히 코끼리는 모방없이 이름을 부르는 최초의 비인간 동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돌고래와 앵무새는 서로를 부를 때 소리를 모방한다. 이와 달리 코끼리는 상대방이 부르는 소리를 흉내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는 코끼리와 인간이 듣는 상대를 위해 임의의 이름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진 유이한 동물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코끼리가 다른 코끼리를 부르고자 모방하지 않는 소리를 사용한다는 증거는 코끼리가 추상적 사고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코끼리의 조상이 약 9000만년 전 영장류와 고래류에서 갈라졌다는 점을 고려해 이 이름 부르기 능력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비영리단체 세이브더엘리펀트(Save the Elephants)의 프랭크 포프 CEO는 인간과 코끼리는 "고도로 발달한 두뇌를 필요로 하는 대가족 사회생활을 한다는 점에서 많은 유사점을 공유한다"며 "코끼리들이 서로 이름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앞으로 밝혀질 일의 시작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에콜로지&에볼루션'(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