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수 겪었는데 강수량 부족...브라질 습지대 '산불 9.8배'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07 16:44:24
  • -
  • +
  • 인쇄
7월 건기 한달 남았는데 급속 확산세
기후위기·엘니뇨 겹쳐 가뭄 지속된 탓
▲지난 2020년 브라질 판타나우에서 발생한 산불 (사진=세계자연기금/Silas Ismael) 


얼마전 한달치 비가 나흘만에 쏟아지는 대홍수를 겪은 브라질이 이제 산불로 습지대마저 불타는 지경에 이르렀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올들어 지난 5일까지 판타나우 습지대에서 발생한 산불건수가 전년대비 9.8배 폭증했다고 밝혔다. 예년 같은기간에 90여건에 그쳤던 산불이 올해 880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판타나우는 불이 붙기 어려운 습지대라는 점에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브라질 중서부와 볼리비아, 파라과이 국경에 걸쳐있는 판타나우는 세계 최대의 민물 습지생태계다. 이곳 면적은 한반도 크기와 비슷한 19만㎢에 달하는데, 11월~3월 우기가 되면 면적의 80%가량이 물에 잠긴다.

그런데 산불이 무려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브라질은 지난 5월 첫째주와 둘째주 2주동안 3개월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대홍수가 발생했기 때문에 산불 급증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브라질은 7월~9월이 건기다. 아직 건기를 한달이나 앞둔 시점인데 거대한 습지대 전역에서 불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습지대 화재의 원인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뭄으로 지목되고 있다. 기후위기와 엘니뇨가 겹치면서 극한가뭄이 이어져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습지의 풀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중남미의 평균기온은 1991∼2020년 평균기온보다 0.82℃ 높았다. 역대 최고기온이다. 지난해 평균기온을 1961∼1990년 평균기온과 비교하면 무려 1.39℃ 높다. 고온건조한 날씨가 토양의 수분을 말라버리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브라질은 우기에 속하는 지난 5월 대홍수를 겪었지만, 우기에 내린 브라질의 강수량은 예년의 60%에 불과했다. 비가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퍼부었을 뿐, 전체적인 강수량은 크게 줄어들었던 것이다. 강수량이 부족하니 당연히 범람해야 할 강물이 범람하지 못하면서 습지 초원이 바싹 마르게 된 것이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다. 지난해 건기 막바지인 11월 판타나우 산불건수는 예년의 584건을 훌쩍 넘은 4134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건기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산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다보니, 올해 건기에 산불이 얼마나 더 증가하게 될지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판타나우지역 비정부기구(NGO) 생명연구센터(ICV)의 조사관 비니시우스 시우게이로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우기였던 연초부터 산불이 계속 발생했다는 것"이라며 "지난 1998년부터 산불건수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올해가 가장 좋지 못한 한해의 시작"이라고 걱정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