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혼소발전이 무탄소?...탄소감축 미미한데 미세먼지는 '뿜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14 10:13:17
  • -
  • +
  • 인쇄
폐암·뇌졸중·당뇨 유발 미세먼지 1.5배 증가
"혼소발전 대신 재생에너지 전환 서둘러야"
(사진=기후솔루션 보고서 갈무리)


'무탄소 에너지'로 분류된 암모니아 혼소발전이 탄소감축 효과는 미미한데 미세먼지는 대폭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4일 핀란드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와 기후솔루션은 '독성물질의 위협, 암모니아 혼소에 의한 미세먼지 증가와 건강피해' 보고서를 통해 암모니아 혼소발전의 탄소저감 효과는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배출량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입되는 석탄을 줄이고, 대신 암모니아를 투입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우리 정부는 혼소발전을 '무탄소 에너지'로 규정하고, 오는 2027년까지 석탄투입량의 20%를 암모니아로 대체하는 실증사업을 완료해 2030년 전체 석탄화력발전소 43기 가운데 24기에 혼소발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암모니아 혼소발전 과정에서 연소되지 않는 암모니아가 공기중으로 배출되면서 대기의 황산염 및 질산염과 반응해 미세먼지를 형성할 수 있는데, 이 누출되는 양은 전체 암모니아 사용량의 0.1~25%에 달한다는 것이다.

누출 암모니아 비중을 0.1%로 잡더라도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에 비해 미세먼지 발생량이 1.5배 많다는 분석이다. 특히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된 충남에서 혼소발전을 시행할 경우 연간 5512톤가량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8430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 4개를 새로 짓는 것과 같은 영향을 가져온다.

미세먼지는 폐암, 뇌졸중, 당뇨병 등의 질환을 일으킨다. 게다가 자체가 강한 독성물질인 암모니아는 피부에 닿기만 해도 흡수될 수 있고, 호흡곤란, 폐 기능 이상, 유전적 결함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암모니아를 취급하는 발전소 노동자들의 안전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계획대로면 연간 암모니아 1100만톤을 발전소에서 취급하는데, 이는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의 공중보건에 큰 위험성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CREA 제이미 켈리 박사는 "현재 한국에선 미세먼지에 노출 영향으로 매년 1만명 이상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전소에서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재정과 기후에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한국 지역사회의 생명과 건강에도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발전기별 암모니아 20% 혼소 적용 전·후 미세먼지 배출량 (자료=기후솔루션)


게다가 암모니아 혼소발전에 필요한 암모니아는 수소를 활용해 생산되는데, 이 수소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는 이상 암모니아 생산과정 자체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되레 증가시킬 수 있다. 암모니아를 액화시켜 해운으로 수입한다 해도 운송과정에서 대형선박이 내뿜는 온실가스도 피할 수 없다.

이처럼 암모니아 혼소발전의 탄소감축 효과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특위 조순형 위원장은 "암모니아 혼소발전은 하루빨리 조기폐쇄시켜야 할 석탄화력을 억지로 수명연장시키는 일"이라며 "탄소중립 실효성도 경제성도 부족한 암모니아 혼소발전 계획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암모니아 혼소발전 전환계획을 반영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이달내로 발표할 예정이다.

정석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확실한 온실가스 감축효과도 없이 지역사회의 불안만 초래하는 암모니아 혼소발전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서는 안된다"며 "지금은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석탄발전의 조기종료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경기도 "기후행동 실천하면 방화복 재활용한 의류·가방 드려요"

일상에서 기후행동을 실천하면 폐방화복을 재활용한 의류와 가방을 받을 수 있다.경기도는 기후행동 이벤트 '방화복의 두 번째 이야기'를 오는 11월 19

글로벌 은행들 말로만 '화석연료 중단'...실제 투자중단한 곳은 'O'

글로벌 대형은행 가운데 신규 화석연료 생산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22일 영국 정치경제대학(LSE) 글로벌기

서울우유 멸균팩 '알루미늄 뺐다'...재활용 분리배출 가능

멸균팩은 음료를 장기간 보존하기는 좋지만 속지로 사용한 알루미늄 때문에 재활용으로 분리배출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국내에서 처음으

KGC인삼공사 '사내 발명데이' 개최...27건 아이디어 접수

KGC인삼공사가 지난 14일 과천에 있는 R&D센터에서 임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한 '정관장 발명왕·발명데이' 행사를 개최했다고 2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상반기 ESG평가 S등급 '싹쓸이'

신한금융, 네이버,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KT 등 6개사가 한국ESG평가원에서 실시하는 올 상반기 ESG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한국ESG평가원은 지

“CO₂감축만으로 부족해”...구글 '슈퍼 온실가스'까지 감축한다

구글이 이산화탄소를 넘어 메탄과 냉매가스 등 '슈퍼오염물질(super-pollutants)' 감축에 나섰다.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구글은 단기

기후/환경

+

열대야가 부른 '수면 위기'…기후변화로 수면패턴 깨진다

열대야가 길어지면서 기후위기가 인간의 수면 패턴까지 흔들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여름에 발생하는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

스티로폼 미세플라스틱 흡입하면 '폐조직 손상' 유발

스티로폼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유입되면 폐를 손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국가독성과학연구소 이규홍·우종환 박사와 전북대

뉴스트리, 세명대 '기후위기 팩트체킹 취재 지원사업'에 선정

뉴스트리가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이 주최한 '2025년도 2차 기후위기 팩트체킹 취재보도 지원사업'에 선정됐다.언론의 기후위기 대응 보도를 장려

WTO "보건정책 핵심의제는 기후위기"...아태지역 국가에 변화 촉구

세계보건기구(WHO)가 기후위기를 건강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보건정책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WHO는 20일(현지시간) 발표한 '기후·

글로벌 은행들 말로만 '화석연료 중단'...실제 투자중단한 곳은 'O'

글로벌 대형은행 가운데 신규 화석연료 생산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곳은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22일 영국 정치경제대학(LSE) 글로벌기

멸종위기 담수어 '어름치와 감돌고기' 5000마리 방류

멸종위기종인 어름치와 감돌고기가 금강에 방류됐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는 21일 충남 금산군 금강 상류지역에서 멸종위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