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1278곳 ESG경영 실사했더니...'환경부문' 가장 취약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3 10:28:37
  • -
  • +
  • 인쇄
복잡한 환경규제 제때 파악하기 어려워
환경관련 시설투자비 감당할 여력 안돼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경영을 실천할 때 '환경(E)'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E) 부문은 복잡한 환경규제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고, 환경친화적인 시설 및 설비 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어 중소기업이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점,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환경 전문인력을 쉽게 구할 수 없다는 점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공급망에 속한 중소·중견기업 1278개사의 2022~2023년 ESG 실사 데이터 분석결과, ESG 경영수준을 점수화 했을 때 환경(E)은 2.45점, 사회(S)는 5.11점, 지배구조(G)는 2.70점을 기록했고, 종합평점은 3.55점으로 나타났다.

상의 공급망ESG지원센터에서는 ESG 경영 확산을 위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수준을 온라인 자가진단 및 제3자 현장실사 방식으로 검증해 고위험(0~2.99), 중위험(3~6.99), 저위험(7~10) 등 3개 구간으로 구분·관리하고 있다. 이 구분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의 ESG 경영 종합평점은 고위험 구간을 탈피했으나, 환경(E) 부문과 지배구조(G) 부문은 고위험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환경(E) 부문 중 평점이 가장 낮은 항목은 '재생에너지 사용량 측정'으로, 재생에너지 수급이 아직 충분치 못한데다 온실가스 측정 등 대기오염물질 감축에 관한 준비가 미흡한 중소·중견기업들의 어려운 여건을 여실히 보여줬다. '생물다양성 보전 노력'도 매우 미흡한 항목 중 하나로 나타났는데, 생물다양성 보전에 관한 구체적 정보가 부족하고 생태계 온전성의 장기적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외에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관리' '재활용 원부자재 사용량 측정' '제품 함유물질 모니터링' 순으로 취약한 항목들이 파악됐는데 친환경기술 경영에 따른 자금·시설투자 부담 등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사회(S) 부문은 고용·근로환경, 보건안전, 개인정보보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지표를, 지배구조(G) 부문은 ESG 공시, 윤리경영정책 수립 등 투명경영 및 내부통제·관리에 관한 사항이 주요 측정 대상이다.

▲2022~2023년 중소중견기업 ESG 점수분포(10점 만점 기준) (자료=클릭ESG플랫폼)

중소·중견 협력사들은 만성적 인력 부족 및 비용 부담으로 ESG 경영 전담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체계적 ESG 실천전략을 수립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게 ESG 현장실사요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제로 경기도 성남에서 통신장비 솔루션을 생산해 유럽연합(EU)으로 수출하고 있는 한 제조업체 대표는 "EU에서 공급망실사보고서 작성 및 탄소국경세 등 ESG 규제가 가속화되고 있으나, 가용자원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는 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법규준수 및 점검을 위한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으로 반영해 낼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지역별로도 수도권(3.67점)이 비수도권(3.27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도권은 IT·SW개발 등 비제조업 비중이 높은 반면, 비수도권은 자동차부품, 산업용기계, 화학제품 등 탄소·환경규제에 많이 노출된 제조업종이 다수 분포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규모별로는 상장사(4.84점), 외감법인(3.96점), 비외감법인(2.85점) 순을 보여 기업규모가 클수록 ESG 경영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상장법인의 경우 기업의 성장성 등 상장심사 종합평가에 대비하여 ESG 경영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EU 환경규제, 공시의무화 등으로 기업 어려움이 크다"며 "기업의 중복부담 해소와 정보신뢰성 제고를 위한 국가차원의 데이터플랫폼 구축 등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기업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佛 파리 면적의 1.5배가 '잿더미'…기후변화가 빚은 산불

프랑스 남부에 산불이 크게 번지면서 파리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가 됐다. 기후변화로 발생한 이례적인 가뭄이 산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프

[주말날씨] 천둥·번개 동반한 '국지성 호우'...남부지방 최대 150㎜

이번 주말에 또다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국지성 호우가 내리겠다. 토요일인 9일 오후부터 일요일인 10일 오후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7월 지구온도 1.25℃ 상승…전세계 극단적 기후패턴 두드러져

7월 전세계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파로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잇따랐다.6일(현지시간) 유

장마철에 몰래 폐수 방류 '딱 걸렸다''...경기도 12곳 적발

장마철을 틈타 폐수를 방류한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다.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8일까지 도내 31개 시군의 주요 폐수 배출사업

호주 2300km 산호군락지 '하얗게 변색'...해양폭염으로 역대급 피해

올초부터 이어진 해양폭염으로 호주 전역의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겪고 있는 가운데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심각한 산호 감소가 확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