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공적금융 화석연료 투자규모 세계 2위..."재생E 늘리는 日과 정반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3 10:46:31
  • -
  • +
  • 인쇄
3년간 투자액 40조5000억원
청정E 투자는 '13분의 1' 수준


우리나라 공적금융의 화석연료 투자규모가 세계 2위를 차지했다. 1위였던 캐나다가 신규 화석연료 투자종식을 선언했기 때문에 한국이 나랏돈을 화석연료에 퍼붓는 '1위 국가'라는 불명예를 떠안을 전망이다.

미국 기후환경단체 오일체인인터내셔널(OCI, Oil Change International)이 3일 공개한 화석연료 투자규모 상위 5개국의 2020~2022년 공적금융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공적금융을 통해 화석연료 산업을 지원한 금액은 연평균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에 달했다.

우리나라보다 공적금융을 화석연료 산업에 더 많이 투자해 세계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캐나다다. 캐나다는 연평균 110억달러(약 14조8500억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지난 2022년말 '청정에너지 전환 파트너십'(CETP, Clean Energy Transition Partnership)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 화석연료 공적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20~2022년 G20 중 상위 5개 국가의 글로벌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연평균 공적금융 투자액과 청정에너지 투자액 (자료=기후솔루션)


지난해 OCI 집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은 이번 집계에서 화석연료 투자규모가 연평균 70억달러(약 9조5000억원)로 줄어 세계 3위로 내려왔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투자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국가 중에선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가장 큰 화석연료 지원국이 되고 말았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1년 석탄금융 종식을 선언했음에도 화석연료 금융총액은 되레 늘었다. 이는 석탄 대신 가스에 대한 신규투자가 늘어난 탓이다. 2020~2022년 한국의 화석연료 금융의 84%가 가스산업으로 흘러들어갔다. 그 다음으로는 혼합석유가 8%, 석탄이 6%, 석유가 2%를 차지했다. 사업 유형으로 보면 한국의 화석연료 금융의 72%는 운송 및 가공부문에 투자됐고, 대부분은 LNG 운송사업에 제공됐다.

반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2021년 석탄금융 종식을 선언한 일본은 재생에너지로 투자를 확대했다. 2020~2022년 일본의 청정에너지 금융은 연평균 23억달러(약 3조1000억원)로 같은 기간 8억5000만달러(약 1조1500억원)에 그친 우리나라 청정에너지 금융의 3배 수준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는 전세계 청정에너지 시장 확보에서 크게 뒤처질 수밖에 없을 뿐더러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할 수 없고, 기후위기와 환경오염을 유발해 전세계적인 민폐를 끼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돈가스인도네시아'(Don't Gas Indonesia)의 활동가 시짓 부디오노는 "한국의 공적금융이 가스를 지원하는 것은 기후위기를 부추길 뿐 아니라 전세계 다양한 공동체에 사회적·생태적 위기를 초래한다"며 "대부분 가스 프로젝트에 집중된 한국 공적금융의 자금 흐름으로는 탄소중립 목표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오동재 석유가스팀장은 "한국이 화석연료 투자에 관성적으로 공적금융을 투여하는동안, 한국 산업의 청정에너지 산업 경쟁력은 다른 경쟁국가들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더 늦기전에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정책금융 패러다임 전환을 국제사회에 천명하고, 국내 산업계에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 저자인 클레어 오매닉크 OCI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공적금융의 역할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그러나 한국과 같은 선진국이 기후를 파괴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매년 100억달러씩 투자한다면 이러한 국제적 공적금융의 노력이 무색해진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