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로 탄소포집하고 부산물로 수소 만든다고?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4-01 18:42:33
  • -
  • +
  • 인쇄
기후위기와 해양 산성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
年500톤 포집...산성도 낮춰 굴양식에도 도움
▲엡카본 솔루션의 운영방식. 펌프를 타고 끌어올려진 바닷물이 중앙의 '양극성 막'을 통과하면 알칼리성 용액과 산성 용액으로 분리된다. 알칼리성 용액이 바다로 흘러들어가 탄소포화도가 줄어든 바다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게 되고, 산성 용액은 별도 산업용 용도로 쓰이게 된다. (자료=엡카본)


바닷물로 탄소를 포집하고, 부산물로 수소와 콘크리트 원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1일(현지시간) 테크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스타트업 엡카본(Ebb Carbon)은 최근 워싱턴주에 탄소포집 시설 착공 준비에 나섰다. 대기중 탄소를 직접 기계설비로 빨아들여 포집하는 대부분의 탄소포집 기술과 달리, 이 회사는 바닷물을 처리하면서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다.

바다는 인간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한다.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45%는 대기중에 흩뿌려지고, 25%는 토양과 식물에 저장된다. 하지만 최근 탄소배출량이 지나치게 많아지면서 바다에 녹아든 이산화탄소가 포화 상태다. 바다의 이산화탄소 포화도가 높아질수록 대기중에 잔류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기후위기를 촉진시킨다.

또 이산화탄소는 바다를 산화시켜 산호백화 현상을 일으키거나 적응하지 못한 갑각류 및 플랑크톤 등 바다생물의 집단폐사를 유발한다. 엡카본은 이 점에 착안해 바닷물의 탄소포화도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엡카본이 개발한 '양극성 막'에 바닷물을 투과시키면 전기화학적 반응을 통해 산성 용액과 알칼리성 용액으로 분리된다. 다른 물질을 투입할 필요없이 전기에너지만 공급되면 가능하다.

분리된 알칼리성 용액은 인근 바다로 되돌려보내진다. 알칼리성 용액이 바닷물 속에서 이산화탄소와 만나게 되면 중탄산염 형태로 굳어져 탄소를 저장하게 된다. 탄소포화도가 줄어 산성도가 중화되고, 그만큼 바다는 추가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게 된다. 남아있는 산성 용액은 콘크리트나 시멘트를 생산하는 데 투입될 수 있다는 게 엡카본의 설명이다.

엡카본의 솔루션은 기존 인프라와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엡카본은 올해 안에 워싱턴주 포트엔젤레스의 해수담수화 시설과 연계해 1년에 500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파일럿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수력발전으로 가동되고, 부산물로 1분당 20리터(L)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탄소포지티브' 시설이 될 전망이다.

특히 워싱턴주 인근 바다에는 굴과 조개 양식에 수천명이 종사하는 등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다. 알칼리성 용액을 방출해 인근 바다의 산성도를 낮추면 지역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다량의 알칼리성 용액을 바다로 방출했을 때 생길 수 있는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로 엡카본의 파일럿설비는 워싱턴주 당국으로부터 완전한 허가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엡카본은 플랑크톤, 해초, 연어, 범고래, 혹등고래에 이르기까지 해양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화학적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이를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엡카본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에너지부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NL)와 함께 기후 및 해양생태계의 건강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며 "포트엔젤리스 지역 이해당사자들과 함께 파일럿설비 부지 선정을 위한 논의를 계속중이며 사업이 긍정적으로 진척되고 있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LG화학도 사업재편안 제출...석화업계 구조조정 밑그림 완성

LG화학이 정부가 정한 구조조정 제출시한을 열흘가량 남겨놓고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했다. 이날 여천NCC와 롯데케미칼도 사업재편계획안을 제출한 것

KCC글라스, KCGS ESG 평가서 3년 연속 '통합A'

KCC글라스가 한국ESG기준원(이하 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 평가 및 등급'에서 3년 연속으로 통합A 등급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

HL만도 "2035년까지 온실가스 63% 감축"…글로벌 이니셔티브 공식 승인

HL그룹 자동차 부문 계열사 HL만도는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3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공식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SBTi

HLB에너지,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에너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에서 친환경 자원순환시설 '그린에너지파크'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18일 열린 준공식

경기도 자원순환마을, 올해 폐기물 30.6톤 재활용

경기도는 올해 '자원순환마을' 18개를 운영해 폐기물 30.6톤을 재활용했다고 19일 밝혔다.자원순환마을은 주민 공동체의 주도로 마을 내 생활쓰레기 문

올해만 몇 번째야?...포스코이앤씨 또 사망사고에 ESG경영 '무색'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여

기후/환경

+

"매일 사용하는데"…드라이기·에어프라이어 나노미세먼지 '뿜뿜'

드라이어, 토스트기, 에어프라이어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에서 다량의 나노미세먼지(UFP)가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쓰레기산으로 변하는 히말라야...네팔 '등반객 제한' 초강수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산을 비롯한 히말라야 산맥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네팔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등반객 수를 제한하는 초

올해 AI가 내뿜은 온실가스 8000만톤..."뉴욕시 배출량과 맞먹어"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뉴욕시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다는 주장이 나왔다.18일(현지시간) 데이터 분석업체 '디지코노미

27년간 청둥오리 20만마리 사라져...가마우지는 늘었다

국내 청둥오리가 27년에 걸쳐 20만마리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민물가마우지는 200여마리에서 무려 3만마리에 가깝게 폭증했다.국립생물자원관

무역센터에 '수열에너지' 도입...에어컨 7000대 대체효과

한국무역센터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에너지가 도입된다.한국무역센터에 도입되는 수열에너지는 단일건물 기준 최대 규모인 7000RT(냉동톤)에 달한다.

[주말날씨] 토요일 또 '비소식'...비 그치면 기온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일본 남쪽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온난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경남권부터 비가 내리겠다. 이 지역에서 19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