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식량문제' 처음 다룬다...'식량의 날'도 지정할듯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3 15:47:21
  • -
  • +
  • 인쇄
탄소배출 30%는 농업인데 COP에서 그간 간과
이번 회담에서 '기후를 위한 식량' 부스도 마련

올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개최되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은 식량과 기후변화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현재 식량문제는 기후변화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식량생산량의 3분의 1이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해있고, 동시에 거대 농업은 기후파괴의 주범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농업으로 인해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5분의 1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개최됐던 COP 회의에서 식량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가 자체 정상회의를 주도하면서 유엔 차원의 책임이 분담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로 UNFAO가 주최한 정상회의에서 기후문제 역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COP28에서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COP28에서는 '세계 식량의 날'을 정하는 한편 최소 22개국의 주요 행사에서 식량과 농업 그리고 물이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또한 이번 회담에서는 '기후를 위한 식량'(Food4Climate) 부스가 거대하게 마련될 계획이다.

COP28 의장인 알 자베르(Sultan Al Jaber)는 식량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것은 석유와 가스만이 아니다"면서 "30%는 산업에서, 또다른 30%는 농업에서 배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농업과 토지 이용 변화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배출량을 고려하며 탄소배출에 맞서 전세계가 연대해 단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UNFAO는 COP28 회담장에서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상승을 1.5℃로 제한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식량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처음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UNFAO는 "기온상승을 1.5℃ 이상으로 막지 못하면 기후위기가 식량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경우에 따라 돌이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면서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면 육류 및 유제품 생산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의 에드워드 데이비(Edward Davey) 활동가는 "우리는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과 기후변화에 대한 잠재적 해결책으로 농업의 역할을 크게 간과해 왔다"며 "세계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량과 기후 사이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약속을 논의할 수 있다면 이는 역사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활동가들은 "COP28에서 나오는 모든 조치는 선언을 뛰어넘어 개발도상국의 소규모 농가에 대한 실질적인 기후적응 자금을 포함하고 특히 서방국가들의 농업보조금을 개혁해 메탄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데이비 활동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같은 부유국들이 육류와 유제품 소비를 크게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 해결 방법"이라며 "그러나 1인당 육류 및 유제품 소비율이 매우 낮은 다른 가난한 국가의 경우 식량안보, 영양실조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활동가들은 "COP28에 나올 첨단기술이 정치인들에게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가축 생산에서 발생하는 메탄 등 식량을 부주의하게 남용하는 서구식 식단에 대한 대체품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현재의 서구식 식단이 본질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이유와 이에 대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식량정의학자인 라지 파텔(Raj Patel) 박사는 "소 트림을 치료하는 것부터 로봇제초기 등 이미 제시된 어떤 잘못된 해결책도 지구파괴의 원동력이 되는 산업적 식량 생산을 막을 수 없다"며 "식량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것의 면죄부로 이 기술들을 들이밀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비영리기구 크리스찬에이드(Christian Aid)의 제니퍼 라비(Jennifer Larbie) 활동가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식량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식량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COP28의 주요 의제가 되어야 한다"며 "농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기후위기의 큰 원인이며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기 위해서 COP28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성전자, 5년간 6만명 신규채용...'반도체·바이오·AI' 중심

삼성전자가 성장사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 5년간 6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매년 1만2000명씩 채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상장기업 보고, 6개월로 바꾸자"...트럼프 주장에 美 또 '술렁'

미국 상장기업의 보고서가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의

카카오, 지역 AI생태계 조성 위해 5년간 '500억원' 푼다

카카오그룹이 앞으로 5년간 5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역 인공지능(AI) 생태계 육성에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카카오그룹은 지역 AI 육성을 위한 거점

[ESG;NOW] 올해 RE100 100% 목표 LG엔솔 '절반의 성공'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기후/환경

+

'2035 NDC' 60% 넘어설까...환경부, 7차례 토론회 연다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를 설정하기 위한 대국민 논의가 시작된다.환경부는 오는 19일부터 내달 14일까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뜨거워지는 한반도...2100년 폭염일수 9배 늘어난다

한반도 기온이 매년 상승하고 있어 2100년에 이르면 여름철 극한강우 영향지역이 37%로 확대되고 강수량도 12.6% 증가한다는 전망이다. 또 폭염일수도 지

국민 61.7%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60% 넘어야"

우리나라 국민의 61.7%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나왔다.기후솔루션이 지난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200

美 트럼프 법무부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부가 석유화학 대기업에 기후피해를 배상하게 하는 '기후 슈퍼펀드법'까지 폐지하려는 것으로 드러났다.17일(현지시

강릉 가뭄 '한숨 돌렸다'...'단비' 덕분에 저수율 23.4%까지 회복

한때 11%까지 내려갔던 강릉의 저수율이 지난 수요일 내린 폭우 덕분에 18일 오전 6시 기준 23.4%까지 회복됐다. 아직도 평년 저수율 71.8%에 크게 못미치는

폭염 '조용한 살인자'...유럽과 호주, 온열질환 사망자 급증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