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 신동원 농심 회장..."2030년까지 美매출 3배 늘리겠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7-13 10: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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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신동원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심)

7월 1일자로 취임 2주년을 맞은 농심 신동원 회장이 2030년까지 미국 매출을 현재보다 3배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신동원 회장은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메시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지금의 3배 수준인 연매출 15억달러를 달성하고, 라면시장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농심은 이르면 오는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하고, 시장공략에 한층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며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2005년 LA공장을 가동하며 서부 및 교포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망을 넓혔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저가 라면과 달리, 농심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시킨 결과 2017년 국내 식품 최초로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입점하는 결실을 맺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농심 라면은 간편하게 조리해 든든하게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인정받았다. 때마침 2020년 2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에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농심 라면은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가 신라면블랙을 세계 최고 라면으로 선정하는 등 미국 내 다양한 미디어들이 농심 제품의 맛과 품질에 호평하면서 미국에서 농심의 브랜드 가치는 더 높아졌다. 유명 인플루언서의 농심 라면 평가는 물론, 일반인이 다양한 토핑으로 신라면을 즐기는 SNS 콘텐츠도 대폭 늘어났다.

이처럼 농심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2021년에는 농심 미국공장이 폭발하는 현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이에 농심은 2022년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현지 공급량을 대폭 늘리게 됐다. 이에 힘입어 올 1분기 미국 시장 매출액은 전년보다 40.1%, 영업이익은 604.1%라는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다.

미국에서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한 신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5억달러와 함께 미국 라면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것이다. 농심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4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2030년까지 이보다 3배 더 키우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2021년 기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1위 일본업체와 점유율 차이를 감안할 때 미국 라면시장 1위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신동원 회장은 기존의 올드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MZ세대와 친밀하게 소통하는 '젊은 농심'이 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였다. 우선 조직문화부터 젊게 바꿨다. 지난해부터 자율복장제도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기존 5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함으로써 보다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의 조직 문화를 만들었다. 젊은 직원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고, 이를 경영활동에 적용하는 사내 분위기를 형성해 조직 문화부터 '젊은 농심'을 만들어냈다.

실제로 농심의 마케팅 활동도 한층 젊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안성탕면 팝업스토어에 이어 올해 신라면 팝업스토어를 선보이며 MZ세대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신동원 회장은 기존 라면과 스낵 중심의 사업구조를 탄탄하게 다지는 것은 물론, 농심의 미래를 열어갈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농작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농심은 세계가 그 해결책으로 주목하고 있는 '스마트팜'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1995년 강원도 평창 감자연구소를 시작으로 스마트팜 기술을 연구해온 농심은 지난해 오만에 스마트팜 컨테이너를 수출하고, 올해 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스마트팜 MOU를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농심은 스마트팜의 모든 시설부터 제어 시스템까지 직접 자체 개발해 재배 작물의 특성에 맞춰 모든 조건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강점을 기반으로 중동지역에서 스마트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생명 존중과 환경보호 등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에 맞춰 '비건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지난 2020년 농심이 자체 개발한 대체육 제조 기술 HMMA를 기반으로 다양한 식품을 선보이는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을 론칭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비건 파인 다이닝을 제공하는 '포레스트키친'(Forest Kitchen)을 오픈하며 소비자에게 비건 요리의 새로운 매력을 적극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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