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상장기업 신임 女사외이사 25%..."역대 최대"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5-18 16:44:04
  • -
  • +
  • 인쇄
100대 상장사 신임 사외이사 187명 전수 분석
인적구성 여전히 미흡...기업인 출신 더 늘려야

올해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된 100대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187명 가운데 처음으로 여성 이사의 비중이 25%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ESG평가원은 올봄 정기주주총회 이후 새로 선임된 SK, LG, 포스코, KB금융, 신한금융 등 100대 상장기업의 사외이사 187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여성의 비율은 25%였다. 지난해말 기준 사외이사 465명 가운데 여성비중이 100명(22%)이었던 것에 비해 늘어난 모습이다. 

지난해 8월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자산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은 특정 성별로만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다. 최소한 1명 이상의 여성 사외이사 선임이 의무화된 것이다. 이를 위반시 처벌 조항은 없지만 ESG경영 차원에서뿐 아니라 투자와 기업평판에서 감점을 받지 않기 위해 기업들이 따르는 분위기다.

한국ESG평가원은 이번 분석에서 특히 중점을 둔 것은 사외이사의 과거 및 현재 직업이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사외이사가 경영진 뜻에 순응하는 거수기 역할, 심지어 대외관계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인맥 구축용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왔다"며 "이들이 얼마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있는지는 사외이사의 신상명세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분석 취지를 설명했다.

사외이사의 46%의 직업은 연구직을 포함한 현직 교수로, 지난해말 50%보다 소폭 줄었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직업은 법무법인 19%, 민간기업 14%, 회계법인 3% 순이었다. 민간기업 CEO나 임원 출신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 11%에서 14%로 3%포인트(p) 커진 점도 긍정적이다. 선진국처럼 경영에 실질적인 조언을 할 수 있는 민간기업 경영자 출신의 사외이사 비중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외이사의 과거 직업도 교수 비중이 38%로 가장 컸다. 교수 외 사외이사의 전직 비중은 관료가 17%, 법조인이 15%로 컸다. 법조인 출신에서도 검사와 판사 등 사실상 전직 관료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상당수여서, 실질적인 관료 비중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관예우 관행과 더불어 기업들이 사외이사의 대정부 창구 역할을 여전히 중시한다는 점을 엿보게 한다.

경영 의사결정을 생생하게 조언할 전문경영인 출신은 12%에 불과했다. 이밖에 금융계 출신이 11%, 회계법인 출신 4%, 언론계 출신 2%였다.

연령으로 보면 사외이사 총 187명의 평균 연령은 60.1세였다. 지난해 말 기준 종전 사외이사의 평균연령 60.5세과 비교할 때 조금 젊어졌지만 대동소이하다. 최고령은 DGB금융지주의 최용호 이사(80세), 최연소는 롯데쇼핑의 전미영 이사(32세)였다.

60대가 전체의 50%, 50대가 36%였다. 70대가 7%, 40대가 5%였으며, 30대 사외이사는 1%였다. 50~60대가 전체의 86% 절대다수를 점한 것은 연륜이나 경력 등 면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여지지만, 70~80대 이사가 8%인데 비해 30~40대가 이보다 적은 6%에 그쳤다는 점은 이사회 운영이 젊은 세대의 진취성과 활력을 주입하기 곤란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재선임된 사외이사의 비중과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의 비중은 거의 반반이었다. 2020년 상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사외이사의 임기는 최장 6년을 초과할 수 없다. 임기 제한이 없으면 사외이사가 경영진과 유착하여 감시와 견제 기능이 약화되고 독립성 유지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ESG평가원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평가를 위해서는 오너 및 경영진과의 인맥관계와 회사와의 거래관계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하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 이런 부분까지 정확히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다만 70대 이상 고령자의 비중이 크다거나, 회사 비즈니스와 무관한 경력의 사외이사가 있다면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일단 들여다 볼만 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유골로 '인공 산호초' 조성...탄소도 줄이고 장례문제도 해결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유골로 인공 산호초(암초)를 만드는 신개념 장례방식이 영국에서 등장했다.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골로 암초를 제작해

남아공 겨울인데 물난리...어린이 태운 버스에서 시신 발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홍수로 다리를 건너던 통학버스에서 어린이 4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AFP통신에 따르면, 폭우와 눈으로 남아프

제주 '장맛비' 시작...본격적인 장마는 언제부터?

12일 제주도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는 13~14일 전국에도 내리지만 전국에 장마가 시작됐다고 선언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본격적인 장마는 19

기후변화로 따뜻해진 동해...난류어종 방어·전갱이 급증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오르면서 방어·전갱이 등 난류성 어종이 급증하고 있다.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은 동해안에서 정치망으로 잡은 어획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