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둥이까지 잘린 남방큰돌고래…관광선 접근에 '아찔'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7 15:41:53
  • -
  • +
  • 인쇄
▲지느러미와 주둥이가 잘려나간 남방큰돌고래(사진=연합뉴스)

지느러미와 주둥이가 잘린 남방큰돌고래가 서귀포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1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오전 10시께 서귀포시 영락리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 수십마리가 무리지어 헤엄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를 관찰하고자 관광객 10명가량이 탑승한 관광선이 10m 정도 거리까지 접근했다. 그때 수면 위로 떠오른 남방큰돌고래 한 마리는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뭉툭하게 잘려나간 상태였다.

날카로운 금속성 선박 스크루에 의해 잘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돌고래 선박관광선이나 낚시체험배들이 많아지면서 돌고래의 신체 일부가 손상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는 낚시체험배가 돌고래 무리를 가로질러 추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속력을 낸 배의 선수와 호흡을 위해 수면위로 올라온 돌고래가 불과 1~2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심지어 여러 척의 관광선박이 돌고래 무리를 포위하듯 움직이기도 한다.

선발들의 이같은 행동은 돌고래 무리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먹이활동과 휴식 시간을 빼앗아 큰 위협이 되며 최종적으로 개체수 감소로까지 이어진다.

▲남방큰돌고래 무리를 관찰하기 위해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관광선(사진=연합뉴스)

해양수산부의 남방큰돌고래 선박 관찰가이드에 따르면 낚싯배와 요트 등 소형선박은 돌고래와 750~1500m까지의 거리에선 속력을 10노트까지 줄여야 하고, 300m 이내에서는 선박의 스크루를 정지해야 하며 50m 이내로 접근해선 안된다. 대형선박의 경우 100m 이내 접근이 불가하다. 게다가 3척 이상의 선박은 돌고래로부터 300m에 접근할 수 없다.

지난해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오는 19일부터 관찰 가이드를 위반할 경우 최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5월부터 '남방큰돌고래 생태지킴이' 10명을 투입해 돌고래 관광 선박의 관찰 가이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지만, 대상 지역과 시간대가 광범위해 점검에 한계가 있다.

해양환경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돌고래 관광업에 대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태료 200만원 이하로는 업체들을 규제하기 어렵다"며 "규정 위반 반복 업체 영업 정지, 관광선박 접근 금지 구역 및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생태법인 도입 등 더 강력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에서 연중 관찰되는 해양포유류로 현재 약 110여 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2012년부터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기후/환경

+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또 새벽에 '흔들'...아프간 규모 6.3 지진에 주택 '와르르'

9월과 10월에 세차례에 걸쳐 지진이 발생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 11월 초부터 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3일(현지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