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가입한 현대차...그런데 LNG발전소 짓는다고?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0 13:44:59
  • -
  • +
  • 인쇄
울산공장에 대규모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
LNG는 재생에너지 미포함...기껏 20년 가동
▲현대자동차 양재동 사옥


올 4월 'RE100'에 가입한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에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혀, 재생에너지 확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자동차업계와 울산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울산공장 내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평가서에는 오는 2025년까지 울산공장 내에 184메가와트(MW) 규모의 LNG 열병합발전소를 짓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는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후 착공에 들어가 2025년부터 발전소를 가동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현대차 울산공장의 연간 전력사용량의 70% 정도를 해당 발전소에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함께 단가가 저렴한 LNG로 전기를 생산해 비용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최근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자, 이에 대한 부담을 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전력공사는 석탄, LNG 등 원자재값 급등과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확대에 따라 전기료를 kWh당 6.9원 인상했다. 한전은 오는 10월에도 4.9원을 올릴 계획이다. 매년 전력수요는 많아지는데, 한전의 RPS 비중은 확대되면서 전기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현대차의 LNG 열병합발전소 건설은 '2045년 탄소중립'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공급하는 열병합발전소는 기존 발전소와 보일러를 각각 가동하는 것보다 에너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도 기존 대비 30%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발전연료로 사용되는 LNG가 비교적 친환경으로 분류되는 연료인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계열사 3곳과 함께 RE100에 가입했다. 현대차의 RE100 목표는 2045년이다.(RE100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문제는 현대차가 지난 4월 'RE100'에 가입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RE100 기준에 LNG는 재생에너지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그룹계열사인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와 함께 RE100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2045년까지 전 사업장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LNG발전소 건설은 RE100 달성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로 전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느 시점에서 LNG발전소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측은 아직 별다른 내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 LNG 발전소는 기껏 20년 가동하려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건설되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현대차가 RE100을 달성하려면 해당 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거나 수소발전소 등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20년 정도 전력공급을 위해 대규모 LNG발전소를 짓는 것인데, 과연 회사 입장에서 이익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 HLB사이언스 흡수합병..."글로벌 신약개발 역량 고도화"

글로벌 항암제 개발기업 'HLB'와 펩타이드 기반 신약개발 기업인 'HLB사이언스'가 합병한다.HLB와 HLB사이언스는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르포] 플라스틱을 바이오가스로?...'2025 그린에너텍' 가보니

1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2025 그린에너텍(GreenEnerTEC)'의 주요 테마는 '바이오플라스틱'이라고 할 수 있었다.올해 4회를 맞이하는 그린에너텍

현대이지웰, 글로벌ESG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 인증획득

현대이지웰이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기관에서 우수기업을 인증하는 '브론즈' 메달을 받았다.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복지솔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기후/환경

+

규제에 꽉 막혔던 '영농형 태양광' 숨통 트이나

인구소멸과 에너지전환 해법으로 제시됐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혔던 영농형 태양광이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영

방글라데시, 폭염에 年 17억달러 손실…"국제 재정지원 시급"

방글라데시가 폭염으로 연간 17억달러가 넘는 손실을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세계은행(World Bank)이 16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북극 '오존 파괴의 비밀' 풀었다...얼음 속 '브롬 가스'가 단서

얼음이 얼 때 발생하는 브롬가스가 북극 오존층을 파괴하는 원인으로 밝혀졌다.극지연구소는 북극 대기 경계층의 오존을 파괴하는 '브롬 가스'의 새로

'가뭄에 단비' 내리는 강릉...저수율 16.7%로 상승

지난 주말 내린 비로 최악의 사태는 피해간 강릉에 또 비가 내리면서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7일 오전 6시 기준 16.7%로 전일보다 0.1%포인트(p) 높아졌다

구글 DC 하나가 57만톤 배출?…AI로 英 탄소감축 '빨간불'

영국에 설립될 구글의 신규 데이터센터(DC)가 연간 57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추정되자, 환경단체와 기후전문가들이 환경 영향에 대해 강력히

인천 온실가스 49% 비중 영흥화력..."2030년 문 닫아야" 촉구

수도권 내 유일한 석탄발전소인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의 2030년 폐쇄를 촉구하는 시민사회 목소리가 모였다.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과 전국 시민연대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