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미세플라스틱 해법찾기 '골머리'...세탁기 필터부터 다시마 직물까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1-12-31 15:46:13
  • -
  • +
  • 인쇄
합성옷을 입을 때나 세탁할때 미세플라스틱 '풀풀'
필터장착 세탁기 출시부터 생분해성 직물개발 분주


의류의 약 60%는 합성섬유다보니, 우리가 옷을 입고 있을 때나 세탁할 때 무수히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직경 5mm 이하의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므로, 웬만해서는 걸러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옷 1벌을 세탁할 때마다 70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을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에 프랑스는 2025년부터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필터 장착을 의무화시켰고, 여기에 자극받은 영국도 하원의원들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세탁기 미세플라스틱 섬유필터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호주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도 비슷한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세탁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나와있다. 물론 제품별 성능은 천차만별이다.

영국 플리머스대학이 시판중인 미세플라스틱 필터 6개 제품의 성능을 평가했더니, 'X필트라'(Xfiltra)라는 제품은 배수구로 유출되는 미세섬유를 78%까지 걸러냈다. 반면 '린트 LUV-R'과 '플래닛 케어필터' 시스템은 각각 25%와 29%의 미세플라스틱만 걸러냈다. 드럼세탁기 전용인 '거피프렌드'(Guppyfriend) 세탁백은 미세플라스틱을 54% 걸러냈고, '포스 엘리먼트'(Fourth Element)의 세탁백은 21%만 걸러냈다. '코라(Cora) 볼'의 경우 1개당 섬유를 31% 걸러냈다.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는 세탁기도 출시됐다. 

독일에서는 세계 최초로 세탁과정에서 배출되는 합성섬유 미세플라스틱을 90%까지 걸러주는 필터가 장착된 세탁기가 선보였다. 독일 가전업체 그룬딕(Grundig)이 개발한 이 세탁기에 장착된 필터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고, 최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카트리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는 일회용 섬유필터도 있다. 영국기업 매터가 개발한 필터 '걸프'(Gulp)는 기존 세탁기에 장착할 수 있는데 유출 파이프와 배수관 사이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준다.

미세플라스틱은 에베레스트산 정상부터 깊은 바닷속에서도 발견될만큼 확산 정도가 심각하다. 미세플라스틱은 호흡을 하거나 물을 마실 때 몸속으로 유입되며, 최근 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세포도 손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필터만으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리처드 톰슨 플리머스대학 교수는 "모든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의 약 50%는 옷을 입고 있는동안 발생한다"며,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지 않는 섬유로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생분해성 원료로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알지크닛(AlgiKnit)은 다시마로 생분해성 실을 만들고 있고, 오렌지파이버(OrangeFiber)는 오렌지 주스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로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스퀴텍스(Squitex)는 오징어 촉수에서 발견된 단백질을 이용해 직물을 만들고 있다. 스퀴텍스는 "이 단백질은 자가 치유력이 세계에서 가장 빨라서 직물이나 코팅용 섬유로 만들면 미세섬유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 나노룸(Nanoloom)은 그래핀을 사용해 벗겨지지 않는 직물을 개발하고 있다.

면화는 천연소재이므로 생분해가 되지만, 생산과정에서 물과 살충제가 남용된다. 전세계 면화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베터코튼 이니셔티브는 2030년까지 면화 1톤당 탄소 배출량을 2017년 대비 5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22년 말까지 농약사용, 토양건강, 소작농 생계, 여성의 권한 등을 포괄하는 추가 목표가 나올 전망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HLB생명과학-HLB 합병 철회…주식매수청구권 400억 초과

HLB생명과학이 HLB와 추진해오던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리보세라닙 권리 통합과 경영 효율성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해왔지만, 주식매

KCC, 울산 복지시설 새단장...고품질 페인트로 생활환경 개선

KCC가 울산 지역 복지시설 새단장에 힘을 보태며 사회공헌을 지속하고 있다.KCC가 지난 29일 울산해바라기센터 보수 도장을 진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추

SK AX, EU 에코디자인 규제 대비 '탄소데이터 통합지원 서비스' 제공

SK AX(옛 SK C&C)가 유럽연합(EU)의 공급망 규제 본격화에 대비해 국내 기업들이 민감 데이터를 지키고 규제도 대비할 수 있도록 '탄소데이터 대응 통합

안전사고 나면 감점...ESG평가 '산업재해' 비중 커지나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산업재해가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다.31일 ESG 평가기관에 따르면 기업의 ESG 평가에서 감점 사례

SK온-SK엔무브 합병결의..."8조 자본확충해 사업·재무 리밸런싱"

SK온과 SK엔무브가 11월 1일자로 합병한다. 지난 2월 SK온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과 합병한지 6개월만에 또다시 덩치를 키운다.SK이노베이션과 SK

'텀블러 세척기 사용후기 올리고 상품받자'...LG전자, SNS 이벤트

스타벅스 등 커피 매장에서 LG전자 텀블러 전용세척기 'LG 마이컵(myCup)'을 사용한 후기를 소셜서비스(SNS)에 올리면 LG 스탠바이미나 틔운 미니 등을 받을

기후/환경

+

남극 해저에 332개 협곡 발견…남극 빙붕 녹이는 역할?

남극 해저에 수천미터 깊이의 거대한 협곡들이 촘촘히 분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이 지형이 해류 흐름과 빙붕 붕괴를 결정짓는 통로

시간당 200㎜ 폭우...'물바다'로 변한 美 뉴욕·뉴저지

미국 뉴욕·뉴저지주에 시간당 최대 200㎜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져 물바다로 변했다.31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은 이날 밤까지 미 동부 해안지역에

[주말날씨] 뙤약볕 속 '찔끔' 소나기...다음주 남쪽부터 '비'

8월 첫 주말도 전국이 폭염으로 신음하겠다. 소나기 예보가 있지만 폭염을 가시게 하기엔 역부족이다. 오히려 습한 공기로 체감온도는 더 높아질 수 있

[알림]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참가기업 모집

뉴스트리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후테크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5 기후테크 스타트업 혁신 어워즈'

2030 재생에너지 3배 늘리기로 해놓고...96개국 국제합의 '헌신짝'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늘리자는 전세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국가가 1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글로벌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심해 9533m서 생물군락 첫 관측…"거대한 탄소 순환생태계 발견"

북서태평양 수심 9533m에 이르는 심해에서 생물군락을 발견하고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인간이 탑승한 잠수정으로 극한의 수압과 어둠을 뚫고 내려가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