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물·햇빛으로 '이산화탄소→연료' 전환 광촉매 개발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12-29 14:2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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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과 물만으로 이산화탄소를 탄화수소로 전환시키는 이산화티타늄 촉매 메커니즘.(이미지=기초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물과 태양광만으로 이산화탄소를 연료로 전환할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현택환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석좌교수) 연구팀은 인수일 DGIST 교수팀, 김형준 KAIST 교수팀과 공동으로 이산화탄소를 메탄·에탄같은 유용한 탄화수소 에너지로 전환하는 광촉매를 개발하고, 그 작동 원리를 규명했다고 29일 밝혔다.

광촉매(photocatalyst)는 태양광 에너지를 화학연료로 직접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IBS 나노입자 연구단은 선행 연구에서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입자 위에 구리 원자를 올린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개발하고, 태양광과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네이처 머티리얼즈, 2019) 당시 개발된 촉매는 값비싼 귀금속을 사용하지 않고도, 촉매의 성능을 수십 배 이상 향상시켜 주목받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더 나아가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광촉매가 이산화탄소와 원자 단위에서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태양광과 물만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화학연료로 전환시키는 촉매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안정화된 구리 원자와 이산화티타늄 광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금속-지지체 상호작용(Metal-Support Interaction)에 주목했다.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은 지지체와 그 위에 올려진 금속촉매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을 말한다. 촉매의 활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지만, 원자 단위의 정밀한 조정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금속-지지체 상호작용을 원자 단위에서 조절하면 이산화탄소가 효과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활성점(active site)이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기반해 단원자 구리/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설계했다. 이렇게 최적화된 광촉매는 기존 이산화티타늄 광촉매에 비해 60배 이상 높아진 효율로 이산화탄소를 메탄, 에탄과 같은 탄화수소 연료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현 단장은 "탄소중립 사회를 위해서는 탄소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화학연료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면 광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에탄올, 프로판올 등 더 고부가가치의 화학물질로 전환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 환경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IF 38.532) 9월20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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