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ZARA 등 유명브랜드 '친환경 제품'...상당수 '거짓말'"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1-07-08 15:51:22
  • -
  • +
  • 인쇄
CMF "패션업계 그린워싱 만연"
업계 친환경 주장 중 60% 거짓말

'아소스'(ASOS)·'에이치앤엠'(H&M) 등 국내에도 익숙한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생산하는 친환경 제품 대부분이 '그린워싱'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친환경 제품 중 60%가 근거가 없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친환경 캠페인 기구 '체인징 마켓 파운데이션'(Changing Markets Foundation, CMF)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세계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현재 그린워싱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패션업계에서 사용되는 섬유 중 합성 섬유는 69%에 달한다. 2030년까지는 7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중 85%는 화석연료로 생산되는 폴리에스테르다. 이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석유의 양은 전세계 석유 소비의 1.35%에 달하며, 이는 스페인의 연간 석유 소비량을 초과하는 수치다.

합성 섬유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매립, 소각, 온실가스 배출, 미세 플라스틱 배출 등 중대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제품을 출시하는 등 의류 산업 전반에 걸쳐 지속가능성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 하고 있다.

하지만 CMF는 보고서를 통해 패션 브랜드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그린워싱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ASOS는 현재 지속가능 패션을 위해 '리스폰서블 제품'(Responsible Edit)이라는 친환경 의류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친환경 제품이 아니다.

CMF는 "ASOS는 자사의 친환경 상품이 단일 소재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홍보한다"며 "그러나 실제로 나일론 54%와 폴리에스테르 46%가 혼합돼 있어 현재 기술로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SOS의 친환경 제품 의류에는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물이 단 9%밖에 포함되지 않았다.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의류제품 중 89%는 영국 공정거래위원회(UK CMA)의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H&M은 CMA의 가이드라인을 96% 위반했다. 분석한 제품들은 65%가 합성물질이었고 54%가 폴리에스테르를 포함하고 있었다. 심지어 H&M이 지속가능 패션을 표방하며 출시한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의 경우 72%가 합성 성분이었다.

CMF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자격을 얻으려면 친환경 면과 같은 지속가능한 재료가 50% 이상 포함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H&M은 이를 인정할만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소비자는 친환경 제품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조지 하딩롤 CMF 고문은 "친환경 제품 지침은 정확해야 하고 소비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숨기지 않아야 한다"면서 "조사결과 수많은 패션 브랜드들은 친환경 제품이라며 거짓말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부후'(boohoo)는 합성성분을 85% 사용했고, '월마트'는 74%, '유니클로'는 79%, '포에버21'은 78%를 사용한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같은 지적에 ASOS 대변인은 "합성 섬유에서 천연섬유로 한꺼번에 바꾸면 과도한 물 사용으로 오히려 토지 황폐화같은 다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합성 물질 사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H&M 대변인은 "우리는 지속 가능성을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인증체계를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친환경 교통수단이 생태계 위협”…녹색 교통수단의 역설

기후 대응을 위해 확대 중인 저탄소 교통 인프라가 오히려 생물다양성과 도시 자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탄소배출이 줄더라도 숲

기후/환경

+

나무가 크면 클수록 좋을까?…"토양기능은 오히려 줄어든다"

나무의 키가 클수록 산림의 문화와 생산 기능은 강화되지만, 토양 기반 생태기능은 오히려 저해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후조절, 재해예방

녹색전환硏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지역 기후정책 발굴

녹색전환연구소가 지역의 기후정책 발굴을 위해 총상금 300만원 규모로 '전국기후정책자랑'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이번 공모전은 살기좋은

알래스카, 사상 첫 폭염주의보…"놀랍게도 기후변화 때문 아냐"

미국 알래스카주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고온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지만, 기상청이 새로 도입한 경보 체계에 따라 처음으

'기후정부' 출범했는데...광역지자체 '무늬만 탄소중립' 수두룩

우리나라가 '2050 탄소중립' 실현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탄소중립 목표와 계획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각 지자체별로 온실가스 배출 실태

기후변화로 잠수함 탐지 더 어렵다...'음향 그림자' 넓어져

잠수함 탐지의 핵심인 음파가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속에서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해역에서 잠수함 탐지 거리 자체가 줄어

영국, 탄소포집에 '2억파운드' 투자... 환경단체 '그린워싱' 비판

영국 정부가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에 2억파운드를 투자한다. 이에 환경단체는 '그린워싱'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