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25% 'G7' 탄소중립 시늉만?...지난해 화석연료 더 많이 투자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1-06-02 17:14:02
  • -
  • +
  • 인쇄
G7, 화석연료에 1890억불 투자
청정에너지에는 1470억불 투자

코로나19 이후 '녹색전환'을 약속한 주요 7개국 협의체(G7)가 지난해 청정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국제구호단체 티어펀드(Tearfund), 국제지속가능한개발연구소(IISD), 해외개발연구소(ODI) 공동연구진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월에서 2021년 3월 사이 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국가들은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에 1890억달러(약 210조원)를 투자했다. 반면 청정에너지에 투자한 금액은 1470억달러(약 160조원)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이래 통과된 517개 정책을 분석한 것이다. G7 각국 정상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 계획에 동참해 코로나19 이후 더 공정하고 친환경적으로 경제 재건을 진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G7 국가들은 팬데믹에 대한 피해를 친환경적으로 대처하는 데 실패했다. G7 국가들은 세계 인구의 10분의 1을 차지하지만 이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전세계의 25%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는 오히려 환경오염과 탄소배출 관련 규제를 완화했을 뿐만 아니라 석유, 석탄, 천연가스 산업에 기금을 직접 제공하기도 했다.

G7 국가들은 항공산업과 자동차산업에 115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투자액의 80%는 탄소감축을 위한 규제가 전혀 없이 지원됐다. 코로나19 대응책으로 마련된 금액의 오직 1할만이 재생에너지와 연비개선 등을 포함한 청정에너지에 투자됐다.

긴급구제기금을 받은 기업은 에어프랑스, 영국항공, 라이언에어, 이지젯, 루프트한자, 일본항공, 알리탈리아, 레놀트, 혼다 등이다. 보고서는 고 오염도 산업에 재정지원을 제공하면 앞으로 수십년 녹색경제 전환으로의 압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동연구진은 지난 15개월간 7개 주요 경제국이 취한 조처들을 볼 때 신속한 녹색경제로의 전환과 친환경 일자리를 위한 충분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지구온난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서 일하는 폴 쿡 티어펀드 변호인단장은 "우리는 매일 농부들의 수확량이 줄고, 홍수와 화재가 마을들을 집어삼키고, 가족들이 불확실한 미래에 맞닥뜨리는 등 기후변화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악화일로의 결과들을 목격한다"며 "지금 G7 국가들이 내리는 결정에 따라 안전한 미래로의 전환이 가속되거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들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행히 긴급구제기금을 투입한 이후 몇몇 G7 국가들은 고 오염도 산업에 대한 지원을 멈췄다. 지난 2월 이탈리아는 오는 9월까지 석유 시추 금지 조처를 연장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30년까지 디젤과 휘발유 차를 금지하기로 선언했다.

한편 오는 11일 G7을 비롯해 우리나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스트레일리아는 영국 콘월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