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문턱 조금 낮춘게 대책?…"공매도 연장, 선거용" 비난 봇물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42:57
  • -
  • +
  • 인쇄
금융위 '공매도 제도 개선책' 발표..."선거용 개선책인가" 비판
실시간 모니터링, 상환기한 제한, 불법시 엄벌 등 핵심 다 빠져
금융위원회가 당초 3월 16일까지 금지하기로 했던 '공매도'를 오는 5월 3일로 연장하는 등 공매도 개선책을 내놨지만 정작 중요한 내용이 모두 빠져있어 '수박 겉핥기식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위는 오는 5월3일부터 코스피200,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재개한다고 3일 밝혔다. 당초 3월16일까지였던 공매도 중단 기간을 한달반 연장한 것이다. 공매도 대상 종목들도 대형주 위주로 제한된다.

▲5월3일 공매도 부분허용 발표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개인의 공매도 허용방안도 내놨다. 그동안 기관들만 가능했던 주식차입을 개인들에게도 가능하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다만 개인들의 경우 공매도 위험성 등을 감안해 차등 허용하기로 했다. 

공매도를 처음하는 사람은 거래한도를 3000만원으로 제한한다. 추후 2년내 5회 이상 공매도 거래 경험을 쌓고 공매도 투자규모도 5000만원 이상에 이르면 한도를 7000만원으로 올린다. 공매도 투자경험이 2년 이상이거나 전문투자자에게는 한도를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융위원회의 이번 개선안에 대해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개선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공매도 제도를 공정하게 운영할 방안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당장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재개 시점을 조금 미루고 개인 허용을 '당근책'으로 제시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4월 재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선거용 기간연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1일 오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공매도 반대 운동을 위해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위개 내놓은 개선책은 그동안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등 개인투자자들이 요구했던 '공매도 공정성 확보'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일단 불법공매도를 적발하기 위한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한 내용이 없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는 했지만, 금융위는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 공매도를 불공정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인 기관들의 상환 기한에 대한 개선책도 빠졌다. 현재 기관들이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할 경우 주식을 상환해야 하는 기한은 사실상 무기한이다. 계약에 따라 상환 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당사자간 합의만 하면 제한없이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전혀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수위 강화 역시 개인투자자나 정치권의 요구지만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게다가 5월 3일 재개시 종목에 제한을 둔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효력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공매도의 주타깃이 되는 종목, 대표적으로 셀트리온이나 에이치엘비 등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한투연 카페의 한 회원은 금융위 발표 직후 "선진 증시에서는 의무 상환기간, 증거금, 무차입 공매도를 걸러내는 시스템이 있지만 한국은 없다"며 "법을 위반해도 잘 적발되지 않고, 적발되도 과태료 몇 푼이면 그만"이라며 이런 부분을 개선하지 않으면 공매도는 '개미지옥'의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무늬만 친환경?...탄소배출량이 내연기관차급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로 규정되고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가 실제로는 휘발유 내연기관 자동차와 맞먹는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것

KT 불법 기지국 4개→20개로...소액결제 피해자 더 늘었다

KT가 자사 통신망에 접속해 가입자 불법결제에 이용한 불법 초소형기지국(펨토셀)이 20개였던 것으로 전수조사 결과 드러났다. 당초 알려진 바로는 불

현대차, 인니에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 개소...수거부터 교육까지

현대자동차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에 지역주민 주도형 플라스틱 자원순환시설을 개소했다. 16일(현지시간) 인도네

삼성전자-삼성물산, 혈액으로 암 조기진단 美기업에 1.1억불 투자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증상이 없는 사람의 혈액 채취만으로 암을 조기 진단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 '그레일(Grail)'에 16일(현지시간) 1억1000만달러를

[현장&] "아름다운가게 지역매장은 왜 소비쿠폰 안돼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정리를 한다. 여름내내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상자에 집어넣고, 상자에 있던 가을겨울 옷들을 꺼내서 옷장에 하나씩 정

기후/환경

+

"70억달러 태양광 보조금 내놔!"...美 22개주 연방정부 대상 소송

트럼프 행정부가 70억달러 규모의 태양광발전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자, 미국 22개 주에서 이를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16일(현지시간) 롭 본타 미국

환경규제 강한 국가일수록 친환경 제품 생산지로 각광...이유는?

친환경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이 환경규제가 강한 국가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녹색 피난처'(green haven) 전략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과학기

탄소감축과 자연회복 동시 추진...UNEP, 개도국에 1억불 투입

유엔환경계획(UNEP)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1억달러 규모의 국제 프로그램을 출범했다.16일(현지시

[주말날씨] 비온 후 '쌀쌀'...서울 기온 5℃까지 '뚝'

이번 주말에 또 비소식이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추워지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비는 17일 저녁 서쪽부터 내리기 시작해 밤사

기후변화에 위력 커진 태풍...알래스카 마을 휩쓸었다

미국 알래스카 해안이 태풍 할롱에 초토화됐다. 폭풍으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으며 1500명 이상의 마을 주민이 이재민이 됐다.15일(현지시간) 알

올여름 52년만에 제일 더웠다...온열질환자 20% '껑충'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던 올여름 온열질환자 수가 작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5월 15일부터 9월 2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