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끓는 코스피' 주식 살까? 말까?...금융권 시각도 엇갈려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8 19:30:41
  • -
  • +
  • 인쇄
7일 3000 뚫은 후 연일 상승행진...개인자금 20조 몰려
15일 모처럼 하락마감했지만 최근들어 코스피 시장은 연일 부글부글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면서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이라도 올라탈까?' 다른 하나는 '거품이 꺼질꺼야'.

코스피(유가증권시장)가 지난 7일 '3000'을 뚫고 상승하면서 금융권 내부에서도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상승여력이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아끼지 않는 반면 한국은행은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이 올랐다'는 다소 보수적인 진단을 했다.


지난 14일 코스피 3000 돌파를 기념해 열린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박태진 JP모건증권 대표는 "K방역이 해외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줘 한국 주식시장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신흥시장 자금 유입은 2021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도 "최근 주식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증시 과열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저는 다르게 본다"며 "우리 주식시장이 혁신적이고 모험적인 사업에 적합하도록 자본시장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본시장 발전은 기업 성장에 필요하며 주식시장의 성장은 투자자들에게 이익으로 온다"고 덧붙였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실물 시장 가격이 낮지 않은데 유독 주식만 여러 디스카운트 요인 때문에 저평가됐다"며 "버블이라는 근거를 지수가 1년동안 얼마나 상승했는지로 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1989년 1000포인트, 2007년 2000포인트 이후 14년 만에 3000포인트로 올라왔기 때문에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최근 코스피 급등을 버블(거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겠지만, 주가 동향과 지표를 봤을 때 최근의 상승 속도가 과거보다 대단히 빠르다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너무 과속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흔들릴 수 있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의 발생, 코로나19 백신 공급의 차질 등 충격이 발생하면 얼마든지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특히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과도한 레버리지에 기반을 둔 투자 확대는 가격 조정이 있을 경우 투자자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10여일만에 주식시장으로 유입된 개인 자금은 2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년간 개인 전체 자금의 약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4일~13일까지 8거래일동안 국내 주식 시장에서 10조8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에만 8조7000억원을 쏟아부었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2조1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한 금융자산이 저금리를 못 이겨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것"이라며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금융자산 4325조원 중 주식이 852조원이고 이자도 안주는 예금이 1931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 증시로 들어오는 돈의 성격에는 저금리로 인한 구조적 요인과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집을 사기 어렵고 빚을 내기 힘드니 주식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한국 가계소득이 정체하는 원인은 자영업 부진과 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라며 "주식투자는 자산 증식을 위해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3년 연속 하락은 외환위기 때인 1995∼1997년이 유일하고 이후 2000년대 들어서는 2년 연속 하락도 없었다"며 "생각보다는 시간을 두고 투자하면 우여곡절이 있어도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코스피가 3000이 된 요인에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각국 정책,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 및 성장 동력 확보와 더불어 '동학개미 운동'으로 대변되는 개인자금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14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에게 현재 펀드를 제외한 주식 투자를 하는지 물은 결과 29%가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조사당시의 비율 21%보다 8%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젊은층의 유입이 특히 강했다. 30대와 40대가 각각 38%, 50대 33%였고, 20대의 경우 5개월전 12%에서 27%로 15%포인트 급증했다. 주식 투자하는 사람들의 69%는 이익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를 봤다는 응답자 비율은 14%에 그쳤다. 갤럽은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여섯 차례 조사에서 매번 '손해를 봤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이익을 봤다'는 답변이 50%를 차지했고 이번에는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응답자들은 향후 1년간 국내 주가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41%가 '현재보다 오를 것'이라고 답했고, 내릴 것이라는 답변은 25%에 머물렀다. 

한편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 때와 마찬가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해졌고,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진엽 기자 jinebito@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