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형성 막는 '스위치' 찾았다...비만 문제 해결되려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1-25 12: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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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공동1저자 강주경, 설태준, 임대식 카이스트 교수(사진=카이스트)

우리 몸에 지방세포 형성을 막는 '차단 스위치'가 존재한다는 것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에 앞으로 비만과 대사질환을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임대식 교수와 강주경 교수 연구팀은 히포(Hippo) 신호전달경로의 핵심조절 인자인 '얍/타즈(YAP/TAZ)'가 지방세포 분화과정에서 후성유전체 수준의 '분화 억제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히포 신호전달경로'는 세포가 언제 자라고, 언제 분열을 멈추고 분화할지를 조절하는 일종의 세포 운행 통제시스템을 말한다. 

이번 발견은 DNA 자체를 바꾸지 않고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후성유전체 스위치'가 지방세포 생성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규명한 것으로, 향후 비만과 대사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얍/타즈가 자신의 하위 표적인 '비글스리(VGLL3)'를 통해 지방세포 형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들의 작동을 광범위하게 억제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세포 분화는 단순히 하나의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유전자와 DNA 조절 부위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연구팀은 전구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전 과정을 추적하며, 유전자 발현 변화와 후성유전체 변화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활용했다. 전구세포는 어떤 세포가 될지 이미 방향이 정해진, 성장 중인 중간단계 세포를 말한다.

그 결과, 얍/타즈(YAP/TAZ)가 활성화된 조건에서는 지방세포라고 확인해주는 정체성을 만드는 유전자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못하고, 피피에이알감마(PPARγ)를 중심으로 한 지방세포 분화 네트워크 전반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피에이알감마(PPARγ)는 몸속 에너지 저장과 사용을 조절하는 '대사 마스터 스위치' 조절자다.

특히 연구팀은 지방조직 단일세포 분석을 통해, 얍/타즈(YAP/TAZ)의 새로운 표적 유전자로 비글스리(VGLL3)를 발굴했다.

기존에는 얍/타즈(YAP/TAZ)가 피피에이알감마(PPARγ)와 직접 결합해 그 기능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비글스리(VGLL3)가 지방세포 유전자들의 DNA 조절 부위인 '인핸서'를 억제해 지방세포 분화 프로그램 전체를 간접적으로 제어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는 지방세포가 언제, 얼마나 강하게 만들어질지를 결정하는 핵심 타이밍 조절에 히포 신호전달 경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지방세포 유전자 조절 모식도 (자료=카이스트)

지방조직의 기능 이상은 비만,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과 깊이 연결돼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얍/타즈-비글스리-피피에이알감마(YAP/TAZ–VGLL3–PPARγ) 축의 조절 원리가 지방세포 형성과 기능 이상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밝힘으로써, 향후 대사질환을 조절하거나 치료하는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대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 분화가 단순한 유전자 조절을 넘어, 후성유전체 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된다는 점을 최초로 규명한 성과"라며 "지방세포의 정체성 변화 기전을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장기적으로는 대사질환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으로 이어질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 1월 14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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