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공간제약이 있더라도 가상공간에서 훨씬 넓은 공간을 걸어다닐 수 있도록 돕는 신발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인공지능(AI) 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은 가상현실(VR)에서 현실보다 넓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돕는 로보틱 보행 인터페이스 '레드 슈즈(ReD Shoes)'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VR 기술은 교육과 훈련,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지만, 현실공간이 좁으면 사용자 동선도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리다이렉티드 워킹(Redirected Walking,RDW)'이다. 이는 가상공간의 시각정보를 미세하게 조작해 사용자의 보행경로를 유도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이 RDW 기술 역시 시각과 몸의 균형이 어긋나기에 멀미와 이질감을 유발했고,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 둘 다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바닥에 전달되는 '기울기 촉각 피드백'을 활용, 감각 불일치를 줄이는 보행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이는 VR 보행 중 시각과 전정 감각을 정밀하게 맞춰 좁은 현실에서도 넓은 가상공간을 걷는 듯한 자연스러운 체험 구현이 가능했다.
신발의 핵심장치는 발의 아치 부분에 배치된 '소형 기울임 모듈'이다. 이는 신발 밑창을 좌우로 최대 1.5cm 기울여 사용자의 진행 방향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 촉각과 전정 감각을 함께 조율해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킨다. '레드 슈즈'는 상·중·하가 3단으로 분리되는 모듈로 제작됐으며, 목재 기반 구조에도 불구하고 0.9kg의 경량화에 성공했다.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고, 유지 및 관리에도 용이하다.
연구팀이 3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1cm 기울기 조건에서 가장 높은 몰입감과 보행 안정성이 나타났다. 이는 기존보다 약 43.6% 넓은 보행 가능 범위를 제공하면서도 불편감과 멀미를 최소화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발 형태에 맞춰 조절 가능한 프레임과, 발바닥 압력 분포를 보정하는 맞춤형 인솔(신발 내부 깔창)을 적용하며, 사용자의 보행 패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기울기를 제공하는 AI 기반 적응형 인터페이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김승준 교수는 "'레드 슈즈'는 단순한 VR 보행 보조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감각 체계와 로보틱스 제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보행 인터페이스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향후 경량화와 맞춤형 설계를 더해 게임과 메타버스는 물론, 군·의료 훈련이나 재활 치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버추얼 리얼리티(Virtual Reality)'에 9월 18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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