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7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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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식탁 토크 콘서트' 현장...저탄소 식단은 무엇?
"쌀 재배방식만 바꿔도 탄소배출량 현저히 감소해"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 '지구식탁 토크콘서트' 참가패널들이 발언하는 모습 ©newstree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개최된 '지구식탁 토크 콘서트'에서는 저탄소 식단에 대한 소개와 맛보기 그리고 저탄소 식단을 주제로 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저탄소 식단'은 생산부터 포장, 운송, 소비 후 처리까지 전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한 식품으로 이뤄진 식단을 말한다.

이날 행사에서 제공된 저탄소 식단은 케일쌈밥, 감자샐러드, 유부초밥, 채소키쉬, 만두, 치아바타 샌드위치, 컵케이크와 브라우니 등이었다. 오로지 채식과 식물성 대체육으로 이뤄진 저녁식사였다. 

음식별 탄소배출량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제시한 식단 탄소발자국 계산기로 대략 계산해볼 수 있다. 서보라미 연구원은 "소고기무국과 소고기장조림을 된장국과 시금치나물, 비빔국수로 바꾸기만 해도 한끼당 탄소배출량을 1700kg가량 줄일 수 있다"면서 "똑같은 한끼여도 동물성 음식 유무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은 생산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따라서 그만큼 탄소배출량을 많이 감축할 수 있는 작물이기도 하다. 행사 진행을 맡은 줄리안 퀸타르트는 "쌀의 메탄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논에 서식하는 미생물이 메탄을 배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때문에 쌀의 재배방식만 바꿔도 탄소배출은 크게 줄어든다.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농법으로 쌀을 재배하면 탄소를 최대 63% 줄일 수 있고, 물은 18%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퀸타르트는 "하지만 저탄소 쌀에 대한 인식이 낮고 지원도 저조한 실정'이라며 "쌀을 구입할 때 저탄소 인증을 확인해보시라"고 권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강원도 인제군 달뜨는마을에서 소와 공존하며 로컬 브랜딩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달뜨는마을은 육우로 길러진 소에게 꽃풀소라는 이름을 짓고 청년들과 함께 살아갈 보금자리를 만든 동물상생 마을이다. 이 대표는 "동물이 살기좋은 마을이 곧 사람이 살기좋은 마을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달뜨는마을을 궁금한마을, 쉬기좋은마을, 살기좋은마을로 가꾸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구식탁 토크콘서트'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식사 ©newstree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탄소로운 식탁'의 저자 윤지로 작가는 "농업에는 비료, 농기계, 농약 등 수많은 전후방산업이 딸려있다"며 "먹거리를 바꾸려면 이 전후방 산업까지 다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이 지난한 과정에는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한데 국내에는 이 역할을 할 구심점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조선행 녹색소비자연대 지속가능먹거리위원장은 "작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땅의 힘"이라며 "땅의 힘이 강하다는 것은 동물, 미생물, 유기물 등 토양 속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초제와 화학비료, 농약 등은 이 땅속 생물다양성을 없애 농작물의 영양소를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조 위원장은 "친환경 먹거리를 가꾸려면 농사짓는 분들부터 바뀌어야 하고, 소비자도 생산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경석 풀무원 지속가능경영실장은 식물성·동물복지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 '지구식단'을 소개하며 '바른 먹거리'를 내세운 풀무원의 기업철학과 가치를 강조했다. 오 실장은 "풀무원 제품을 먹는 것만으로도 지속가능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연주 굿푸드인스티튜트 리드는 크게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버섯균사 등으로 이뤄진 발효육 등 대체단백질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굿푸드인스티튜트는 본래 글로벌 대체단백질 싱크탱크로, 올해 하반기 국내에도 법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라 리드는 "앞으로 인구 증가에 맞춰 육류 소비가 최소 50%는 늘 것"이라며 "현 생산시스템으로는 이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생산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정 러쉬코리아 이사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뷰티를 위해 힘쓰는 기업 러쉬를 소개하면서 "러쉬 제품은 비건원료 95%, 재사용·재활용 플라스틱 100%을 사용하며 일체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지침상 환경 관련 인증도 광고와 직결돼서 받지 않는다"고 했다. 매장도 재사용 자재를 이용하며 공병을 수거해 자원순환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내 공병 회수량은 20만개로, 회수율은 20%다.

박 이사에 따르면 러쉬의 대표 제품인 고체형 샴푸바는 액체형 샴푸에 비해 고객 입장에서 가성비가 6배다. 샴푸바 하나가 액체샴푸 3통에 맞먹고, 플라스틱 통도 쓰이지 않기 때문이다. 끝으로 박 이사는 좋은 소비습관을 위해선 "(제품의) 뒤를 보고, 물어보고, 선물하고, 소문내고, 러쉬(울창하게)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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