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쟁점..."전환부문 유상할당 단계적 상향 필요"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2-17 18:54:32
  • -
  • +
  • 인쇄
▲17일 서울 양재aT센터에서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주요 쟁점의 다각도 검토' 세미나가 열렸다. ⓒnewstree


연료전환(발전) 부문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면 탄소중립 전환기술 투자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기후변화센터 주최로 열린 '제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 주요 쟁점의 다각도 검토'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환부문 유상할당을 대폭 확대했을 시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유상할당 사례를 그대로 반영하기에 국내 시장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김도원 부산대학교 산업공학과 조교수도 "전환부문 유상할당 비중을 현재 10%에서 50%로 늘릴 경우 2030년까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이 감당해야 할 탄소배출권은 5억9000만톤"이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20조원으로, 발전사들의 탄소중립 전환기술 투자까지 멈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2026~2030년 '제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안'을 공개하면서 전환부문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율을 대폭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얼마만큼 비율을 높일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공청회에서 100% 유상할당을 주장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100%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발제자나 토론자들은 모두 '대폭 상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만약 발전자회사에 유상할당 비율을 50% 적용해 20조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이 비용이 모두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직 교수는 "전환부문 100% 유상할당을 적용할 경우 기후환경요금이 1kWh당 10원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전기요금에 포함된 기후환경요금은 현재 1kWh당 1.1원이다.

조홍동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1kWh당 180원인데 비해 중국은 80원, 말레이시아는 100원 수준"이라며 "향후 생산성이 모두 데이터센터에서 나올 전망이지만, 우리나라가 해외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일은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전환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높인다는 것은 탄소배출량이 많은 전력원의 가격을 높여서 탄소배출량이 적은 전력을 우선적으로 쓰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우리나라 현재 전력시장 구조에서 실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준 교수는 "발전사들은 자율적으로 연료전환을 하기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따라야 한다"면서 "중앙화된 전력계통 특성상 기저전력이 꾸준히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조정한다고 해서 에너지믹스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녹영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센터장은 "배출권거래제는 단순히 탄소감축뿐만 아니라 기업경쟁력을 확보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기업의 이탈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한 감축을 요구하는 것보다 일본처럼 기업이 감축목표를 스스로 세우고, 참여기업들에게 세제혜택과 금융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대한항공, 캐나다 2위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인수

대한항공이 캐나다 2위 항공사 지분 10%를 인수하며, 글로벌 항공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대한항공은 9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캐나다 웨스트젯 항

현대百 등 4개 계열사 자사주 취득..."주주가치 제고 차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등 계열사 4곳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현대백화점은

빙그레 대표이사에 ㈜제때 김광수 사장 내정

빙그레가 신임 대표이사에 ㈜제때의 김광수 대표이사를 내정했다고 9일 밝혔다.빙그레는 전창원 현 대표이사가 최근 개인적인 이유로 자진 사임 의사

LG화학, 협력사 탄소중립 지원 소매걷었다..."ESG경영 실천"

LG화학이 협력사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다.LG화학은 9일 '탄소중립 선도플랜트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우수 협력사인 우성케미칼의

비행기 탄소배출 막대한데...항공업계 탄소감축 '뭉그적'

항공산업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대표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항공업계의 미온

삼성 '갤럭시S25' 美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 수상한다

삼성전자가 자사의 '갤럭시S25'가 북미 재활용산업협회 ReMA(Recycled Materials Association)가 수여하는 '2025 ReMA 재활용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한다고 7일 밝혔

기후/환경

+

탄소배출권 거래제의 구멍?...탄소 줄고 독성물질 40% 증가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온실가스 감축에는 기여했지만 예상치 못한 또다른 환경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허점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한국과학기술원(

"보험료 산정 어쩌나?"...美 NOAA, 기후손실액 추산 '올스톱'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기후재난에 의한 손실액을 더이상 추산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미국 상무부 산하기관으로, 일일 기

미국이 침몰한다?..."3380만명 침몰하는 땅에 살고있다"

미국인 3380만명이 침몰하는 땅에 살고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국 콜롬비아대학 레너드 오헨헨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무서운 '산불 연기'...美 15년간 1만5000명 사망

기후위기로 산불이 빈번해지면서 미국에서 매년 수천명이 사망하고 수십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최근 발표된 니콜라스 나시카스 하버드대

지구온난화 책임은 '부유층'…상위 10%가 온난화 영향력 65% 차지

1990년 이후 세계 상위 10% 부유층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반이 훨씬 넘는 6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국제응용

기후재난 피해는 젊은세대의 몫..."15억명이 폭염에 노출될 수도"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젊은세대들은 폭염과 홍수, 가뭄, 산불, 흉작 등의 기후재난을 겪을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7일(현지시간) 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