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지구]산호는 플라스틱 흡수원?...골격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4 16:23:15
  • -
  • +
  • 인쇄

한번 생산되면 사라지는데 500년 이상 걸리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은 1950년대 이후 지금까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 참혹하다. 대기와 토양, 강과 바다. 심지어 남극과 심해에서도 플라스틱 조각들이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 지구를 뒤덮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제적인 플라스틱 규제가 마련되려는 시점을 맞아, 플라스틱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보고 아울러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기업을 연속기획 '플라스틱 지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산호의 표면 점액과 조직뿐만 아니라 골격까지 미세플라스틱이 침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규슈대학의 아츠히코 이소베 교수가 이끄는 해양플라스틱연구센터 연구팀은 태국 코시창섬 해안에 서식하는 4종의 산호에서 점액과 조직, 골격을 각각 채취해 174개의 샘플을 만들어놓고 성분을 분석해보니 대부분의 샘플에서 머리카락 굵기와 비슷한 101~200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검출됐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밝혔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38%는 표면 점액에 분포돼 있었고, 25%는 조직에, 37%는 골격에서 발견됐다. 플라스틱 유형은 나일론, 폴리아세틸렌,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가 각각 20.11%, 14.37%, 9.77%를 차지했다.

추산에 따르면 매년 480만~1270만톤의 플라스틱이 해양 환경으로 유입된다. 연구의 제1저자인 수파칸 잔당 RIAM 조교수는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매년 약 1000만톤, 전세계 배출량의 3분의1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70%는 추적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 사라진 플라스틱이 산호로 갔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산호가 플라스틱을 해양 환경에서 격리하는 '흡수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잔당 교수는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처럼 산호가 해양의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해왔을 것"이라며 "산호 뼈대는 산호가 죽은 후에도 그대로 남아있어, 여기에 퇴적된 미세플라스틱은 수백년간 보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이 산호초와 지구생태계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을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해양플라스틱연구센터는 일본 규슈대학 응용역학연구소(RIAM)와 태국 쭐라롱껀대학이 동남아시아의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2022년 설립된 곳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코오롱 사장단 임원인사...40대 신규임원 대거 발탁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에 코오롱ENP 김영범 사장을 내정하는 등 코오롱그룹이 24일 올해 정기인사를 일찌감치 단행했다.신임 김영범 코오롱글로벌 대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러쉬, 해양플라스틱 재활용 용기 도입...글로벌 뷰티업계 최초

프레쉬 핸드메이드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가 글로벌 뷰티업계 최초로 '오션 플라스틱 방지 인증(Prevented Ocean Plastic™, 이하 POP)' 용기 비중을 늘

해킹 피해 안당했다더니...LG유플러스 서버도 뚫렸다

LG유플러스도 서버가 해킹 당한 정황을 사이버 보안당국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3사가 모두 사이버침해를 당했다.23일 연합뉴스는 LG유플러스

LG CNS, 난민 돕는다...유엔난민기구에 AI법률지원 서비스 기부

AX전문기업 LG CNS가 유엔난민기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난민 법률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AI 기술을 통해 법률서비

대한항공, 캐나다 2대 항공사 웨스트젯 지분 10% 확보 완료

대한항공이 캐나다의 2대 항공사인 웨스트젯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대한항공은 캐나다 웨스트젯의 지배회사인 '케스트렐 탑코'(Kestrel Topco) 및

기후/환경

+

'슈퍼태풍' 배후는 석유기업?..."소송으로 기후책임 묻는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소송을 당하거나 패소하는 등의 사회적 책임이 가해지고 있다. 필리핀의 슈퍼태풍에서 살

막가는 트럼프 행정부...북극곰 서식지에 석유시추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알래스카 국립야생동물보호구역(ANWR) 전역에 석유·가스 시추를 할 수 있도록 승인해 빈축을 사고 있다.23일(현지시

美플로리다 산호...유례없는 해양 열파에 사실상 '멸종단계'

미국 플로리다의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사실상 멸종단계에 이르렀다.24일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시카고의 셰드수족관 연구팀은 플로리다주 해안에 서

기후재난 절반이상 발생하는 아시아...기후 대응정책 '시험대'

폭염·가뭄·홍수 등 기후재난이 잇따르자 아시아 각국이 적응 중심 대응에 나섰다.22일(현지시간) 뉴질랜드의 아시아미디어센터(Asia Media Centre

끝나지 않은 더위에 日 농업 직격탄…벼·과일·채소 수확량 급감

일본 전역이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리면서 벼와 과일, 채소의 생산량과 품질이 급감하고 있다. 쌀값이 2배 이상 치솟았던 일본에서 기후변화로 농산물

기후적응 신품종 개발한 CJ제일제당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 수상

기후대응 신품종을 개발한 CJ제일제당이 '기후변화 그랜드리더스어워드'를 수상했다. CJ제일제당은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가 주관하는 '제15회 기후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