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 불가능한 '주사바늘' 개발...한번 사용하면 부드러워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3 10:19:28
  • -
  • +
  • 인쇄
▲체온에 의해 부드럽게 변하는 정맥 주사바늘 (사진=KAIST)

국내 연구진이 한번 사용하면 부드러워져 재사용이 불가능한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연구팀과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연구팀은 체온에 의해 딱딱했던 주사바늘이 부드러운 상태로 변해 재사용이 불가능한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주사바늘은 정맥 내 약물투여 중 혈관 손상 및 염증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번 사용하면 재사용이 불가능해 비윤리적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맥주사는 혈관에 약물을 직접 주입하는 방법으로 신속한 효과를 유도하고 지속적인 약물 투여를 통한 치료가 가능해 범세계적으로 환자치료에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주사바늘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딱딱한 소재로 제작돼 부드러운 생체조직에 손상과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치료과정 중 환자들의 움직임이 제한되고, 혈관 손상이나 통증을 해소하기 위한 추가 치료와 의료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 후 의도치 않은 찔림 사고를 야기하고 주사바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등 심각한 혈액 매개 질환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도 재사용이 불가능한 스마트 주사기 개발과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연구팀은 액체금속의 일종인 갈륨(Gallium)을 이용해 주사바늘 구조를 만들고 이를 생체적합성 폴리머로 코팅해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을 제작했다. 딱딱한 상태의 주사바늘은 상용 정맥 카테터와 비슷한 수준의 생체조직 관통력을 갖는다.

하지만 체내에 삽입하면 갈륨의 액체화로 부드럽게 변해 혈관 손상없이 약물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주사 삽입 부위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한다. 한번 사용한 주사바늘은 갈륨의 과냉각 현상에 의해 상온에서도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해 바늘 찔림 사고나 재사용에 따른 혈액 매개 감염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또 동물실험 결과 상용 금속 바늘이나 플라스틱 카테터에 비해 훨씬 낮은 염증 반응을 보여 우수한 생체적합성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약물 전달력도 상용 주사바늘과 같이 안정적인 수준이다.

여기에 박막형 온도 센서 탑재도 가능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부체온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또한 잘못된 주사바늘 위치로 인한 약물 누수 감지도 가능해 환자에게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재웅 교수는 "개발된 가변 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기존의 딱딱한 의료용 바늘로 인한 문제를 극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고, 주사바늘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카렌-크리스티안 아그노(Karen-Christian Agno) 박사과정 연구원과 의과학대학원 양경모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