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온실가스 배출량 10위..."정기주총에 기후변화 주주제안 없어"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26 10:56:45
  • -
  • +
  • 인쇄
'진정한 ESG투자'는 투자 이후 주주행동
정보공개 촉구하는 '권고적 주주제안' 필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주들의 관심사로 자리잡고 있지만, 주주들의 보다 적극적인 권리행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ESG 평가 및 리서치 전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올 2~3월 정기 주주총회를 실시한 248개 상장사들의 주총 안건 1594개를 분석한 결과, 안건의 9.5%에 해당하는 152개의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는 지난해 안건 반대 비중인 7.8%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주주들의 목소리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정기주총 시즌의 가장 큰 특징은 ESG와 관련된 주주제안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연금 투자회사 APG의 위임을 받은 경제개혁연대는 지난 1월 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 붕괴사고를 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정관변경에 관한 주주제안을 했다. 주주제안 내용은 △지속가능경영 체계에 대한 전문 신설 △이사회 내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및 운영 △지속가능경영 공시 도입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등 4건이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은 ESG에 관한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제외한 3가지를 수용했다.

투자자의 관심이 환경·사회  영역으로 확장됨에 따라 법제도 또한 ESG투자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개정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주주행동은 앞으로 더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 10위권인 우리나라에서 환경 특히 기후변화와 관련된 주주제안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행동주의를 표방하지 않는 기관투자자들도 투자 이전 단계에서 ESG요소를 단순히 고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투자 이후 ESG 주제에 대해 관여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스틴베스트는 우리나라에서도 진정한 ESG투자를 하려면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제안에서 제외된 '권고적 주주제안'은 보통결의 방법으로 결의하되 다음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행 여부, 이행 내용, 불이행 사유를 보고해야 할 뿐 내용의 이행을 강제하지 않는다.

따라서 구속력 없이 권고적 효력만 갖지만, 앞으로 환경·사회적으로 중요한 내용일수록 이행을 완전히 거부하기 쉽지 않을 것이며, 회사의 성실한 대응 및 답변을 요구한다면 회사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기업들이 정관 개정을 통해 자발적으로 권고적 주주제안을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이 앞장서서 기업들의 정관 개정을 촉진하는 주주관여를 실시해야 한다"며 "이번 APG의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주주제안을 벤치마킹하여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는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강조하는 주주제안이 다수 존재했다. 특히 SM과 사조오양에 대한 주주제안의 경우 독립적인 감사위원 선임에 대한 안건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원안대로 가결되면서 지배주주 견제 장치의 필요성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나타났다. SM의 경우 이수만 대표가 지배주주인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이사회를 사실상 무력화했고, 이수만 대표가 소유한 개인사업체 라이크기획에 20년 넘게 총1500억여원의 수수료가 지급됐다. 이에 따라 SM은 동종업체 대비 낮은 수익성을 보이며 저평가돼 왔다.


▲서스틴베스트 분석대상회사 정기주주총회 안건 분석 결과 요약 (자료=서스틴베스트)
*이사, 감사위원, 감사 선임의 경우 모두 개별 안건으로 간주  **자본준비금 감소의 건, 사채발행계획 승인의 건 등을 포함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제철, CDP 선정 기후대응 원자재 부문 우수기업 수상

현대제철이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평가기관인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로부터 기후변화 대응 분야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현대

'해킹사고' 부실 대응 SK텔레콤..."ESG 등급 하락 불가피"

SK텔레콤 해킹사태로 고객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유출되면서 SKT의 ESG평가에서 사회(S)부문과 종합부문 등급이 1등급씩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고객

KB국민은행, 올해 지역에 '작은 도서관' 9곳 더 늘린다

KB국민은행이 올해까지 134개의 'KB작은도서관'을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독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KB국민은행은 지난 14일에는 울

LG유플러스, CDP '탄소경영 아너스 클럽' 수상

LG유플러스가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버서더 서울호텔에서 열린 '2024 CDP(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코리아 어워즈'에서 CDP 기후변화 대응 부문(CDP Climate

11번가 사령탑 교체...신임 대표로 박현수 CBO 선임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가 지난 29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박현수 11번가 CBO(최고사업책임)를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안정은 전임 대

경기도 푸드뱅크, 세제와 휴지 등 '생활용품'도 기부받는다

경기도가 푸드뱅크를 통해 식품뿐만 아니라 세제와 휴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기부받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푸드뱅크·마켓은 취약계층에 기부

기후/환경

+

대구 함지산 산불 '재발화'...강풍에 불씨 되살아나

이틀만에 주불이 잡히면서 완전된 것으로 알았던 대구 함지산 산불이 다시 발화하면서 주민들이 다시 대피했다. 건조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불어대는

기후위기로 야외 음악공연도 '위기'...티켓 판매부진 현상

호주에서 기후위기로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보고서가 나왔다.호주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RMIT)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발간한 '뮤

"해운탄소세 피하려면 '전기추진선'으로 교체해야"

탄소배출이 많은 선박을 전기추진선으로 대체하고 녹색해운항로를 개척하면 해운부문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운은 전

기후재해 보상은 왜 제한?...손보사 車보험약관 공정위 '심판대'

기후위기로 올여름도 무더위와 수해 피해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기후위기로 인한 재해 피해는 보상하지 않는 보험약관의 불공정 조항을 개정해

대구 산불 이틀째 진화율 82%...주불 아직도 못잡아

지난 28일 발생해 이틀째 번지고 있는 대구 함지산 산불이 아직도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산림 당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기준 대구시 북구 노곡&mid

트럼프 '해저광물' 개발규제 완화에..."생태계에 치명적" 비판

미국이 해저 광물 개발을 장려하기로 한 결정에 "해양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