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노동자 94% "기후위기 심각...정의로운 전환 추진 시급"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4 18:21:21
  • -
  • +
  • 인쇄
내연車 퇴출 82% '찬성'..."고용안정 위해 정부가 나서야"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조의 역할과 방향 토론회. 왼쪽부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정책연구소장, 고용노동부 편도인 고용정책 총괄과장, 한국폴리텍 II 대학 이상호 학장, 자동차부품협동조합 고문수 전무, 산업통상자원부 정경록 자동차과장,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 손덕헌 부위원장,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오민규 연구실장,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강영진, 전국금속노동조합 김상민 정책실장


오는 2035년 내연기관 자동차 신규등록 금지가 예고된 가운데 산업은 빠르게 전환해도 사람의 노동생산성과 숙련도는 쫓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의로운 전환'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그린피스와 전국금속노동조합 공동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조의 역할과 방향' 토론회에서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이 어떤 원칙을 기반으로 어떤 형태와 속도로 진행돼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자리에서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철강산업이나 시멘트산업 등도 나중에 전환의 대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자동차산업의 전환이 좋은 선례를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 전체로도, 또 기후위기 대응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늦어도 30년 안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100% 전기·수소차로 전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수송부문 탄소배출량은 약 9800만톤으로 국내총배출량의 13.7% 수준"이라며 "우리가 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 않고, 또 변화하지 않으면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산업과 일자리가 한꺼번에 없어질지 모른다. 기왕 우리에게 주어진 길이 있다면, 피해갈 수 없다면, 알고 있다면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앞서 '한국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기후위기 및 정의로운 전환 인식 연구결과'를 주제로 발제를 맡은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의 오민규 연구실장은 "완성차 조합원들은 전환에 의한 고용불안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내연기관차 판매중단 정책의 도입 필요성에 깊이 공감할 뿐 아니라 도입 시점 또한 상당히 빨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협력해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한국지엠 노동자 1019명을 대상으로 면접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4%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82%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2035년 이내 신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공감을 표했다. 2030년 또는 그 이전 판매 금지에 공감한다는 응답자도 64%에 달했다. 미래차 산업 전환으로 고용 규모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89.3%에 달했다.

정의로운 전환에서 중앙정부(29%)와 노동자 및 노조(28%)가 가장 중요한 주체라는 답변이 많았다. 하지만 정부와의 소통 부재로 미래차 산업 전환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대응에 대해 노동자들의 부정 답변(33%)이 긍정 답변(25%)을 앞섰다. 전환에 필요한 우선순위로는 정부의 미래차 인프라 구축과 재정 지원(33%), 노동자 역량 강화 및 고용 안정성 강화(25%), 기업의 미래차 전환 경영 전략 및 계획(17.9%) 순이었다. 오민규 연구실장은 "조합원들은 정의로운 전환에 있어서 기업보다는 중앙정부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전환 논의에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내세울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번 조사 결과의 의미를 해석했다.

이어지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노조의 역할과 방향' 발제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김상민 정책실장은 "신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육성계획이 아닌 기업지원 일변도의 정부지원책으로 부품사들의 기술종속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조합원들이 노조에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을 주문한다고 보고, 중층적인 전환역량 구축을 통해 현재의 기업지원 일변도의 산업전환을 정의로운 산업전환으로 돌려 내겠다"고 금속노조의 향후 방향을 밝혔다.

발제가 끝난 뒤 토론자로 참여한 한국폴리텍 II 대학 이상호 학장은 "지금 자동차산업이 봉착하고 있는 전환문제는 위험요인이면서 기회요인이다. 역설적으로 가장 노사관계가 대립적이라고 하는 자동차산업이 기후위기에 의해서 가장 선도적으로 노사가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노동조합에서 나오는 대책들이 원론적이거나 담론적이거나 거대한 이야기밖에 없다"며 "정부의 책임 강조 외에도 충분히 계획적이고 세밀한 정책적 대안을 정확하게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정비업체, 판매업체, 주유소 등 결국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 연관된 다양한 산업계가 영향을 받는 이슈이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시작돼야 한다"며 "전기차 지원금은 4조원, 재생에너지 보조금 2조6000억원에 불과하지만, 연간 14조원의 교통에너지 환경세가 기후위기 상황에서 도로와 철도를 늘리는 데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전환에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하고 누가 부담할지, 각종 시나리오별로 연구를 해야하고, 그래야 철강과 시멘트 등 다른 산업 전환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감축 사업 대출이자 지원"...기후부, 올해 3조원 푼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위해 신규대출을 받는 기업에게 올해 3조원 규모의 대출이자를 지원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LS전선, CDP 기후변화 대응 평가서 '리더십 등급' 획득

LS전선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평가에서 '리더십(Leadership)' 등급을 획득했다.LS전선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가 발표한 2025년

[ESG;NOW] 남양유업 ESG, 재생에너지 전환률 '깜깜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내세우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 혹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

"유럽은 12만원인데...배출권 가격 2~3만원은 돼야"

현재 1톤당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가격이 2만원 이상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산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6년만에 흡수합병한다

빙그레가 13일 이사회를 열고 해태아이스크림과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빙그레는 오는 2월 12일 합병 승인 이사회를 개최하고 4월 1일 합병을 완료

SPC그룹,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지주사 '상미당홀딩스' 출범

SPC그룹이 13일 지주회사 '상미당홀딩스(SMDH)'를 출범시키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1일 열린 파리크라상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

기후/환경

+

[신간] 생각이 크는 인문학 <27> 식량 위기

우리의 식탁은 안전할까?현재 전세계는 식량 불평등에 시달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낭비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고, 어떤 사람들은 배고

열 받은 유엔 사무총장...트럼프 겨냥해 80주년 연설 준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연합(UN) 창설 80주년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격할 예정이다.17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한반도 바닷물 온도 가파르게 상승...지난해 '역대 2위'

지난해 우리나라 주변 동아시아 해역 수온이 역대 2위로 가장 높았다.국립수산과학원은 2025년 동아시아 바다의 평균 표층수온이 20.84℃로 2000년대 이후

[날씨] '극강한파' 몰려온다...눈·비 온뒤 영하 17℃ '뚝'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눈·비가 내린 후 다시 추워지겠다. 19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늦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지면서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눈

[팩트체크①] 기후변화로 '사과·배추' 재배지 북상...사실일까?

기후변화로 농작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작물의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인상이 오롯이 기후변화에서 기인한 것인지

EU, 자연기반 탄소감축 인증기준 마련한다…습지복원·산림관리도 평가

유럽연합(EU)이 습지를 복원하거나 산림을 관리하는 등의 자연기반 탄소감축 활동을 평가하는 인증기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이는 자연공시 도입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