셸 이사진들 소송 직면...'기후위기 책임' 개인에 묻는 첫 사례되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6 16:37:33
  • -
  • +
  • 인쇄
국제환경변호사들, 셸 이사진 13명 대상 소송채비
"기후변화 대응 부실"...기업 아닌 개인으로는 최초


기업 자체가 아닌 기업 간부 개개인에게 부실한 기후위기 대응을 이유로 법적책임을 묻는 첫 사례가 등장했다.

변호사들로 구성된 국제환경단체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는 세계적인 정유기업 셸(Shell)의 이사진 13명을 상대로 소송 절차를 밟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소송 청구이유로 셸의 경영전략이 지구 기온상승을 1.5°C 이내로 억제하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부합하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셸에 서면으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소송을 진행하려면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어스는 영국과 웨일즈 고등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기전 셸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이언트어스 소속 변호사 폴 벤슨(Paul Benson)은 "셸은 기후변화로 인해 실질적인 에너지 전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며 "이사회가 기후위기 대응을 보류할수록 피할 수 없는 환경 규제를 마주하게 되면서 상업적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급작스럽게 브레이크를 걸 수밖에 없을 것이고, 엄청난 규모의 자산이 삭감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이언트어스는 최근 유럽 환경단체들이 프랑스의 토탈에너지를 상대로 제기한 그린워싱 소송에서 법률 자문을 맡는 등 기후관련 소송에서 높은 승소율을 기록하고 있다. 클라이언트어스가 승소한다면 법원은 쉘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맞춰 경영전략을 수정하도록 강제하게 되지만, 패소할 경우 이사진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포함한 거액의 소송 비용을 짊어지게 된다.

셸의 저탄소 전환 계획은 이미 2021년 5월 네덜란드에서도 부실하다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셸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5% 감축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셸은 이같은 법원 판결에 대해 항소를 결정했다.

2021년 셸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의 30%가 셸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부합하는 경영전략을 세울 것을 촉구하며 이사회에 반대표를 던졌다. 클라이언트어스는 다른 주주들도 함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다만 지난 2월 셸이 경기회복 흐름을 타고 약 190억달러(23조4957억원)의 수익을 가져가면서 주주배당금이 늘어났기 때문에 주주들이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셸 대변인은 "기후변화처럼 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방면의 조처가 필요하다. 에너지 공급 문제는 에너지 안보와 탈탄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정부 주도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은 문제는 소송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사회 전체적으로 보조를 맞춰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광복적금부터 기부까지...은행들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나섰다

최고금리 8.15%에 가입만 해도 독립유공자 단체에 815원 기부되는 등 시중은행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지원에 나서고 있다.8일 KB국민·신

SK이노·카카오·빙그레...광복 80년 독립유공자 후손 지원에 '한뜻'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기업들이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유공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다.SK이노베이션은

정부, 사망자 1명만 나와도 공공입찰 제한 추진

정부가 중대 산업재해로 사망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공공입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국

[최남수의 ESG풍향계] 삼성전자vsTSMC...ESG 성적은?

세계 최상위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TSMC.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이고 TSMC는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글로벌 선두권

ESG평가원 "포스코, 계열사 잇단 인명사고...ESG등급 하락 전망"

포스코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 포스코이앤씨의 반복된 인명사고로 인해 ESG평가에서 종합등급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잦은 인명사

한전, 2028년 사채발행한도 초과한다..."화석연료 탈피해야"

한국전력공사의 취약한 채무구조가 고착되고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2028년까지 사채발행한도가 초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기후/환경

+

日 규슈 400mm '물폭탄'…잠기고 무너지고 '아비규환'

11일 일본 규슈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침수와 산사태, 하천 범람 피해가 잇따르며 사망·실종자가 속출했다. 일본기상청은 구마모토현 다

캐나다 1주일째 '활활'...720건 넘는 산불에 '속수무책'

캐나다가 1주일째 대형산불로 신음하고 있다.10일(현지시간) 캐나다산불센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725건의 산불이 진행중이다. 연방 정부는 군과

튀르키예 규모 6.1 지진...200km 떨어진 이스탄불도 '흔들'

튀르키예 서부 발르케시르 부근에서 10일 오후 7시 53분쯤(현지시간)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했다.이날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지진의

"韓 10대 기업 폭염 책임액 161조원...발전5사가 58% 비중"

지난 13년간 전세계 폭염으로 인한 피해에서 국내 10대 기업들이 차지하는 책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61조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161조원 가운데

하늘의 공포 '난기류'...가장 심한 항공 노선은 어디?

기후변화로 난기류가 더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 난기류가 가장 심한 항공노선은 193km 거리의 아르헨티나 멘도사-칠레 산티아고 노선인 것으

EU, 해외 탄소크레딧 구매로 탄소감축?..."탄소투자 위축" 비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전문가들의 자문도 거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서 탄소크레딧을 구매해 탄소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