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수의 뉴스 인뎁스 2화 - 1부]
[양화수의 뉴스 인뎁스 2화 - 1부]
낙태죄 폐지 왜 요구하는가
  • 양화수 편집장
  • 승인 2018.05.2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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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왜 요구하는가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동식 박사

낙태죄 폐지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행법으로는 낙태한 임산부와 의사를 모두 처벌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헌법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지 공개변론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낙태죄 폐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뉴스인뎁스, 뉴스로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양화수입니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16살에서 44살 여성의  4분의 3이  낙태죄 폐지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낙태죄 폐지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찬성하고 있다는 건데요. 이 연구를 진행하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동식 박사님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양화수] 16살에서 44살이라면 가임여성들이죠?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셨는데, 현행 낙태죄를 폐지해야한다는 응답이 77.3%에 달했습니다. 연구 결과를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동식] 이 조사는 작년 10월 말 낙태죄 폐지와 유산 유도화 합법화에 대한 청와대 입법청원이 있었고 그 일환으로 저희 기관에서 여성들의 찬반의견, 낙태죄 폐지에 대한 의견들을 심도있게 살펴보려고 조사를 했습니다.

 

[양화수] 조사결과 77.3%가 낙태죄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응답을 했습니다. 세대별, 기혼과 미혼 여성별로 차이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김동식] 대상자는 성관계 경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태라든지 임신에 대해서 민감하게 응답하고, 본인의 문제를 인식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응답이 사람에 따라 높거나 낮게 나올 수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전반적으로 젊은 친구들, 그리고 미혼 여성들에 대해서 응답이 높았습니다.

 

[양화수] 20대는 80%, 30대는 75%, 40대는 71%, 기혼은 71%, 미혼은 83%까지 나왔어요. 물론 세대가 젊을수록 이런 부분에 개방적이기도 하고, 기혼자보다는 미혼자가 더 낙태죄 폐지에 민감할 것 같은데, 비율이 꽤 높았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셨나요?

 

[김동식] 일단은 전반적으로 기혼, 미혼, 20대 30대, 40대 가임기 여성들의 일반적인 생각들을 보면 대체로 높게 나타난 것 같고요. 세대나 결혼 유무의 차이는 그만큼 낙태와 임신에 대해 당사자들이 처한 사회적 맥락이 다른 것 같아요. 예컨데 미혼 여성들 같은 경우는 임신의 경우 사회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든지, 진단, 아이를 가지고 나서 낙태를 할 것 인지 키울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부담,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담이 기혼 여성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양화수] 사회적인 맥락이 반영이 되었다는 것, 특히 미혼여성의 경우 미혼여성이 임신을 했을 경우에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 그런 부분의 부담감이 많이 작용을 했다는 말씀이시군요.

 

[김동식] 조사결과에도 나와있는데 임신과 낙태에 대해 사회가 바라보는 편견, 부정적 인식을 보면 특히 미혼 여성들에 대해서 동의하는 응답률이 높거든요. 그만큼 사회가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모습들이 미혼의 경우, 그리고 젊은 여성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편견어린 시선이 많은 것 같아요. 마치 임신이 법적 테두리 안에서만, 결혼이라는 법 제도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사회적인 시선들이 있기 때문에 그 제도권 밖의 여성들이 임신을 했을 경우 받는 부담감 불편함들이 이 결과에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양화수] 아마 그 지점이 낙태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들의 가장 주된 주장의 근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낙태죄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답한 이들 중에서도 낙태 허용기준이 너무 강하다. 조금 더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75%에 달했어요. 이것도 비슷하게 해석되지 않을까요?

 

[김동식] 일단 낙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사유를 보면, 보자보건법에서 보는 사항에 맞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사회경제적 사유 때문에 선택하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낙태를 하는 사유를 보면, 아이를 충분히 가져서 터울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던지, 본인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서 아이를 더 이상 지속적으로 키울 수 없는 상황인 경우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여성들이 많이 공감하는 것 같고, 그렇다면 형법에서 낙태죄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더라도 지금의 낙태 허용 조건은 (조금 넓게)허용해야하지 않냐라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우생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 부모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아이를 낳았을 경우 문제가 있는 경우, 강간이나 근친상간 등 제한적인 사항에 해당하는 조건이거든요. 이런 조건들은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상당수가, 저희 조사결과 98%이상이 사회경제적 사유였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낙태를 법의 조건에 의해서 진행되는 사유가 아니라, 법 밖의 사유에 의해서 선택되는 것이죠.

 

[양화수] 낙태가 가능한 법의 테두리는 어쩔 수 없이, 당연히 해야 되는 내용을 국한하고 있고 사실적으로는 그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이유 때문에 낙태의 필요성이 여성들에게 다가오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법적 보호나 테두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라고 보는거죠.

 

[김동식] 네 그렇죠. OECD국가들만 보더라도 우리 나라처럼 이렇게 엄격하게 제한적인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는 국가는 많이 없어요. 상당수 국가들은 경제적 사회적 사유에 의해서도 낙태를 허용합니다. 다만 시기라던지 사유에 따라 시기적인 제한은 있어요. 하지만 우리 나라 처럼 엄격하게 24주 이내에 이 사유의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낙태를 할 수 있다는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우리 나라는 엄격한 국가 중 하나입니다.    

 

[양화수] 낙태죄 폐지에 대한 의견이 이렇게 높은 건 임신중단을 경험한 여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임신중단에 대한 연구도 포함되어 있었죠? 임신을 경험했다가 중단을 생각했거나 시도했던 분들이 절반까지도 되었어요.

 

[김동식] 네 임신 경험자의 40%이상이 낙태를 경험했고요. 성관계 경험자의 21%가 낙태를 했거든요. 여성들이 임신하게 될 경우에 10명 중 2명 이상이 낙태를 했었고, 임신을 경험했던 분들 중 10명 중 4명, 혹은 과반 정도는 낙태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죠.

 

[양화수] 현실적으로는 여러가지 다양한 이유 때문에 낙태를 많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것인데, 임신 중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주된 이유가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김동식] 직장인들이나 경제활동하는 사람들은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 학업의 경우는 학업 단절 부분, 그런 것들이 가장 큰 요인이었고요. 기혼여성의 경우는 지금의 아이로 충분한데 아이가 또 생기게 됨으로써 나타나는 부담감 등이 중요한 사유였습니다.

 

[양화수] 경제적이유, 경력단절, 이미 아이들을 충분히 낳았기 때문이었는데, 사회적 맥락에 해당하는 부분인 것 같고요. 그런 경력 단절이라는 문제가 사회적 큰 부담이 되지 않거나, 미혼 여성들의 임신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관대한 분위기 였다면 이렇게 낙태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방증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김동식]  그만큼 임신한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환영 받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처한 환경은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상황이거든요. 모자보호 지원 정책, 출산 및 육아 휴가 등도 있고, 자연 유산의 휴가도 있지만 그런 부분들이 실제 여성들이 온전히 본인 스스로 이런 상황을 헤쳐나가는데 도움이 되느냐, 이런 제도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느냐, 사회적으로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거든요. 그게 사회가 되고 기업이 되는 것이고, 다 같이 이 문제를 공감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임신의 문제를 단순히 여성의 문제, 여성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치부되고 그런 현실에 처해있기 때문이고요. 현행 형법에서 보면 낙태 처벌의 대상자가 그 행위를 요청한 여성과 도와준 의사에 대한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임신과 낙태의 초기 과정을 보면 성관계가 있고, 남성과 여성이 같이 함께 행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남성은 빠져있어요. 상당히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 있는 것이죠.

 

[양화수] 법 자체가 결국 임신은 남성과 여성에 의한 것인데, 처벌은 여성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여성들이 반감을 가질 수 밖 없을 것 같고요. 임신 중단을 경험하거나 고려하는 중에 낙태죄 때문에 정확한 상담을 받지 못했거나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신 분들이 많았어요. 현실적으로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단, 낙태를 고민하는데, 낙태죄 때문에 상담 받거나 의료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건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는데요.

 

[김동식] 낙태죄가 가지고 있는 무언의 사회적 압박. 사회로부터 법제도 안에서 이런 것이 정당하고 정상인 것으로 형법에서 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성들이 낙태를 쉽게 생각한다고 하지만 낙태죄라는 형법이 있고 그것을 인식 안할 수 없거든요. 그것을 도와주고 행하도록 해 준 의료인들 조차도 그것이 범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할 때에 나타날 수 있는 음성적으로 변할 수 있고, 이것을 요청하는 여성들 조차도 불법이기 때문에 떳떳하게 요구할 수 없어요. 본인의 건강권과 생명권에 침해를 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떳떳하게 요구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들 조차도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가격에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행함에도 불구하고 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하는거죠. 서로가 안전하지 않은 형태로 가고 있고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성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할 수 있고, 불법적인 음성적인 시술을 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여성에게 미치는 성 건강에 마이너스다. 폐지하는 것이 낫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양화수]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여성들이 사회적 압박,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들 때문에 법의 테두리 밖에서 위험한 상황에서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는 상징과 의미를 이번 연구가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시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어야 할 인식과 접근 방법에 대해서 덧붙일 말씀이 있다면요?

 

[김동식] 전에 이와 유사한 연구는 없던 것 같아요. 정부 실태조사도 그 동안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정도의 조사였거든요. 낙태가 몇 건, 누구로부터,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지, 이 연구처럼 낙태죄라던지 그 과정과 그로 인한 어려움이 무엇인지, 단순히 여성들이 쉽게 낙태를 결정하는게 아니라 그 행위를 어렵게 행할 수 밖에 없는 사항들을 조사하지 못했어요. 앞으로 당사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성을 이해하고 나서 태아의 생명권, 여성의 자기결정권 등을 논의해야지, 팩트 사실만 가지고 이야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연구나 연구에 기반한 논의들이 이제부터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양화수] 이 논의가 공론화되어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여성들의 입장과 사회적 공감대가 더 형성되어야 할 것 같다는데 동감했습니다. 더 연구를 진행해주시고 추가적인 내용이 있으면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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