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배우 이아린의 'the story' #26. 2019에도 내가 배우를 해야하는 이유
[에세이] 배우 이아린의 'the story' #26. 2019에도 내가 배우를 해야하는 이유
  • 배우 이아린
  • 승인 2019.01.15 17:1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네킹처럼 하얀 그 들..

몇 달 전,

생애 처음 아프리카 땅을 밟았을 때, 마지막 일주일 반은 탄자니아 알비노(알비니즘을 가진 사람들) 아동들을 촬영하러 가는 스케줄이었다.

온 몸에 색소가 부족해 눈도, 얼굴도, 머리도 새하얀 그들은 흑인이다.

주변 사람들을 그들을 저주받은 유령이라 부르며, 심지어는 그들의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된다는 미신 때문에 그들은 수많은 납치와 살해위협에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그것만큼이나 안타까운 일은 그들은 선크림과 모자, 선글라스로 온 몸을 가리지 않으면 평균 40세가 되기도 전에 피부암에 걸려죽는 것이었다.

아이를 낳았는데 알비노라 부모가 아이를 팔거나, 이혼하거나, 아이 앞에서 아빠가 알비노 엄마 팔을 자르는 등, 처절하게 깨어진 가정이 많았다. 그 들의 사진만 봐도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슬픔과 긍휼함이 부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나님이 한 영혼에 대해 부어주시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우간다 숙소에 있을 때부터도 계속 한국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캡처 해 놓았던 알비노 아이들의 사진을 보았다. 한 번도 실제로 만나본 적 없는 그들..

흑인인데.. 알비니즘을 가진 하얀 피부의 아동들.. 가난하고 열악한..

그러나 오래전부터 그 영혼들에 대해 기도하게 하셨고, 너무 예전이라 그 영혼들을 위해 기도했었는지 조차도 잊고 있었는데, 내가 알비노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걸 옆에서 지켜봤던 친한 동생이, 몇 년 뒤 내가 촬영으로 탄자니아에 알비노를 만나러 간다는 소식을 듣고, 예전에 내가 그 영혼들을 품고 기도했었던 시기를 말해주었다.

'아, 그랬었지. 그때도 그 영혼들을 나는 알고 있었고 그때도 기도했었는데....그때나 지금이나 하나님 참.. 동일하시다.. '

잊고 있다가 최근에 처음인 것처럼 기도하고 그 영혼들을 실제로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

나는 기억 못했지만, 기도하게 하시고 내 마음에 소원을 두신 하나님은 기억하고 계셨고, 예비하고 계셨다.

귀한 분들이 보내주신 후원금으로 알비노 아이들에게 전해진, 아이들을 지켜줄 선크림

케냐 숙소에서도, 밤마다 알비노 아이들을 곧 만날 생각을 하니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실제로 보면 아동이라도, 귀엽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기괴해 보일 수 있다는 아프리카 분들의 말에 슬며시 겁이 난 것도 사실이다.

그때 친한 감독님과 케냐의 지부장님께서, 아린 씨가 그들을 섬겨야하는 것이 사명 이라면 정말 그 영혼들을 봤을 때, 보자마자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하셔서 계속 그 부분을 놓고 기도했다.

'모두가 외면하고 만지기도 싫어하는 그 들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주신다면, 평생 그 영혼들을 위해 사역하겠습니다.'

아이들 만나기전,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가져간 색연필과 현미경, 색종이
아이들 만나기전, 후원해주신 분들 덕분에 가져간 색연필과 현미경, 색종이

선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성경적 교회를 세우는 사명 외에도 그 분이 부어주시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순종할 마음을 가지고 갔는데 드디어 알비노 협회에 등록된 알비노 아동들이 오늘 모이기로 했다는 곳의 정문에 차가 진입했다.

그때, 아프리카에서 상상할 수 없는 아주 새하얀 어린 여자아이가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엄마 손을 잡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 드디어 알비노아이를 눈으로 보고 안아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후원받은 선크림을 들고 가는 공주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조용히 얼굴을 바라봤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그 아이의 얼굴에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 했다.

같이 손을 잡고 건물 안에 들어가자 알비노 아이들이 의자위에서 닿지도 않는 발을 바닥 위에서 깡충 세우며 토끼처럼 귀엽게 앉아있었다.

부모님들도 같이 왔는데 내가 아프리카 관련된 영화에서 보던 검은 피부를 가진 흑인이었다.

모두가 검은 피부를 가진 이 곳에서, 이 분들은 전혀 다른 피부색의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키우고 계실까. 내가 만약 한국에서 새파란 피부색으로 태어났다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대할까.

드라마 촬영에서 만난 실제 알비노 아이들..
수줍다가도 활짝 웃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운 알비니즘 아동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일상 속 너무나 서러운 차별 속에서 팔 다리가 잘리고, 납치의 위협 속에 살아가고 있다니 마음이 너무 아파서 심장이 쓸려나갈 것만 같았다.

너무나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투명한 천사들

아이들을 만나고 온 날도 숙소에 돌아와서 잠들 때까지 계속 영상을 돌려보았다.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정말 마음이 불타올랐다.

종이비행기에도 크게 기뻐하고 신기해하던 아이들..

이들을 절실히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님이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을 나에게 부어주시는데 나는 그게 너무 감당 못할 정도로 뜨겁고 아파서 자꾸 주저앉아 울었다.

하나님.. 어떻게.. 이렇게까지 사랑하십니까. 아직 이들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도 많고 하나님께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어찌 이렇게 까지 사랑하십니까... 하는데 결국 그 고백은 나의 이야기였다. 내가 하나님께 올리는.... 나의 이야기.

'하나님, 제가 대체 무엇을 했다고, 하나님을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저 같은 것을 이렇게까지 사랑하십니까, 제가 대체 무엇입니까..... '

렇게 그 영혼들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의 내 모습을 보며 울면서 기도했다.

그렇게 일주일 반 동안 만난 그 아이들이 한국에 와서도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체코 촬영에 가서도 노트북으로 알비노 아이들 영상을 보느라 새벽에 잠들기도 했다. 스리랑카, 몰디브 촬영에 가서도 알비노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씻어낼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 진심이 통했는지, 편집 실력 전혀 없는 내가 정말 부족하게 만든 알비노 아이들 영상을 보고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서, 영상 속 알비노 아동들이 일시 후원과 정기 결연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갈급했다.

아버님은 도움을 받지 못해 이미 많이 진행된 아픔.. 살아온 세월..

더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기도할 때, 놀랍게도 실제 탄자니아 정부 쪽을 연결해주시고, 그들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알비노의 인권을 알리는 알비노를 직접 만나게 해주셨다.

스와힐리어를 전혀 못하는 나에게 여장부 통역분도 보내주시고, 케냐의 학교도 열어주시고, 라디오에서 사연을 들으신 팬 분들께서, 그리고 이 들의 삶을 영상과 간증을 통해 전해 받은 나의 지인 분들께서 물품과 후원금을 모아주시기 시작하였다.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고 불가능하나, 하나님은 능히 다 하실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고, 진행하는 모든 것에 그 분이 하셨다고 밖에 할 수 없도록 놀라운 타이밍들을 허락하시는 것들을 보며 그 분을 정말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은, 정말, 그 분이셨다.

내가 2019년에도 배우를 해야하는 이유가 더 선명해졌다.

하나님께서 내게 콘텐츠 제작을 허락하신 이유도, 내가 하는 모든 일이 전부 드러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후원금을 전달하게 하심도,

나 또한 열심히 벌어서 먹이고 입혀야할 수 많은 그 영혼들.. 나 먹을 것도 빠듯한 요즘이지만, 더 이상 못 먹게 되더라도 나를 위해 충분히 살아왔다. 나의 배부름에만 집중하며 아주 충분히. 

이제는 돈 버는 이유가, 나 먹고 살 길이 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희생의 값과 은혜의 크기를 안다면.......

탄자니아에서는 선크림 하나에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인데, 내가 정기적으로 결연하는 알비노 아이네 가정은 한 달에 3만원을 번다고 한다.

그마저도 어머님 혼자 자신의 나이 드신 친 엄마와 어린 알비노 딸을 섬기며 새벽부터 일을 나가 한 달 내내 일하고 버는 돈인데, 아버님은 딸이 알비노라는 것을 알고 집을 나가버리셨다고 한다.

색소 부족으로 시력이 너무 낮아 늘 두꺼운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껴야하는 아이들..

우리나라에서는 3천원으로도 살 수 있는 선크림.

커피, 주스 한 잔 덜 사마시면 되는 돈인데, 누군가에게는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니.. 오늘도 한 명의 알비니즘 아동들에게 선크림과 모자가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구해본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일어나기를..

배우 이아린

이아린은 현재 배우 겸 작가, 감독, 성우,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 <댄싱퀸>,드라마<굿닥터>, <고교처세왕>, 최근에는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에서 발랄하고 엉뚱한 사차순 역할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웹 드라마<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의 제작자 겸 작가로 양송이 역할을 통해 전 세계의 아픔을 드라마로 그려내는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고 있다.

배우 이아린은 하루를 살더라도, 그 분의 뜻에 기쁨이 되는 선한 것들을 남기고 살아가는 것이 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매기는성화중 2019-01-17 15:32:20
하나님께서 아린배우님을 높히 사용하시는 이유를 알겠네요. 에세이를 보고 아직도 제 욕심과 안위로 쓰임받으려고 발버둥치지 않았나 돌아봅니다ㅜㅜ. 부끄럽네요 ㅠㅠ 아린배우님의 이런 고백이 저같이 연약하고 부족한 믿음의 영혼을 회개케하시고 나아가 ‘내가 이땅에서 사용받아야하는 목!적!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내 재정과 물질이 고여 썩지 않도록 흘려보내야 하는구나’ 라는 귀한깨달음을 얻으며 회개했습니다. 진짜 배우님의 에세이를 매 회 꼬박꼬박 챙겨 보며 제 신앙을 점검하고있어요. 선한도전이 됩니다. ^^ 아린 배우님을 통해 알게된 알비노영혼들.... 계속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 영혼들 모두에게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와 사랑이 전해지길 소망합니다❤️

어여쁜자야 2019-01-15 22:48:41
지금까지 얼마나 제 자신만 바라보고 살아왔는지,,, 나 먹고 살기 바빠 도움이 필요한 영혼들에 대한 마음도 생각도 관심도 없었던 저인데 이렇게 아린 배우님을 통해 알비니즘 영혼들을 알게 하시고 아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사랑을 품게 하시는 주님께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늘 이기적으로 주변에 관심이 없었던 저인지라 제가 이렇게 아픈 영혼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된건 주님께서 주셨다고 밖에 말할 수 없더라구요. 정말 오늘 에세이 처럼, 제가 뭐라고... 이렇게나 아무것도 가진 것 없고 부족한 저를 사용하여 주시고, 사랑의 지체들을 보내주셔서 함께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가게 해주시는지,,, 저 또한 다시한번 2019년 다짐했던 의미를 새롭게 새겨보려 합니다. 그분의 희생의 값과 은혜의 크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