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배우 이아린의 'the story' #25.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
[에세이] 배우 이아린의 'the story' #25.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
  • 이아린
  • 승인 2019.01.07 12:42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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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가며,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하나 얻게 된 일의 노하우가 있었다.

소위 일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선이 있어야 한다는 것.

착하게 대하면 감사함은 아주 잠시, 결국 만만하게 대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진행하려면 소위 만만하게 보이지 않고 기한 내에 일을 제대로 해내야 하기 때문에 감사한 일도, 감사의 표현보단 그냥 넘어가거나, 내가 잘못한 부분도 인정하기보단 강하게 우겨서 일을 결국 억지로 추진하게 한 부분도 많았다.

어느새 이런 비 진리적인 부분이 내 안에 자리 잡으면서 점점 확신으로 가고 있을 때 쯤,

지금의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 시즌2> 의 편집 감독님을 만났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분인데도 불구하고 한 프로덕션의 대표까지 맡고 있던 그 분은, 진정한 여성 리더였다. 차분한 표정과 조곤조곤한 말투에 늘 나보다 더 어른처럼 느껴지던 분인데, 그 분은 일찍 무거운 책임이 있는 위치에 올라,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특히 남자 스태프가 많은 이 치열하고 거친 현장에서 여자인데다, 나이를 알면, 벌써 다들 반말부터 한다고 하며 어려움을 나누시는데 정말 공감되었다.

나도 사실 많지 않은 나이에 배우 출신의 여자인 내가 감독 일을 하기엔 촬영 현장은 녹록치 않았다.

심지어 내가 목사의 아내, 사모라는 이유로 나에게 감독 이상의 희생을 바라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도 누군가 실수를 해서 혼내면 사모가 어떻게 화를 낼 수 있냐며 도리어 나를 책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마음을 잡고 서로 배려하며 일하려고 계속 이해해주고 기다려주며 접근하다보니 기한 내에 부탁한 일들이 오지 않기도 하고, 촬영해달라고 부탁해도 본인들 피곤하다고 쉬고 싶다며 촬영을 끝내는 스태프들도 있었다. 그로인해 모든 책임은 감독인 내가 떠안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본심과 반대로 더 세게 나가기도 하고, 내 실수를 알면서도 끝내 고집부리고 강한 척 하며 이렇게 일하는 것이 맞다, 하며 합리화 하고 있던 그 순간도, 사실 나의 양심은 알고 있었다.

비진리로 살아가는 것이 아주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아무리 현실이 그래도 진리로 싸워나가야 하는데 세상방식과 똑같이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며 참 한심했다.

그러던 중 드라마 후반작업을 하면서 편집 감독님과 더 많이 소통하게 되었는데 하루에 2~3시간은 같이 연락하며 작업하다가 막판엔 거의 일주일간을 같이 밤새 일했다.

그럴 때마다 놀라운 것은, 이 작은 거인은 실수 할 때마다 정말 잘못을 인정하고, 해 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며, 나의 잘못이나 약한 모습에도 함부로 하지 않고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나도 점점 신이 나서, 나의 실수가 있다면 그대로 드러내어 매우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용서를 구하고, 고맙거나 마음에 사랑이 솟을 때는 절제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고 드러내었다.

그럴수록 이 분은 쉽게 생각하거나 함부로 하지 않고, 변치 않는 태도와 마음으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나의 마음을 당연하게 여기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니 정말 마음껏 마음을 나누었다. 치열하고 피곤해야할 밤샘 후반작업에 이 에너지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 사랑하고 감사할 뿐인데 일은 더 잘 되어갔다.

더 친밀해질수록 서로간의 작업은 더 투철하게 해내셨다. 약속했던 일이 다 끝났음에도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하나라도 제대로 더 해주려는 프로의 모습까지 보였다.

배려해 줄수록 그만큼 더 큰 성과가 오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그런 자상함과 섬세한 마음들에 힘이 될 수록 예수님의 편지가 내게 전달되는 듯 했다. 위로가 되고, 기쁨이 되고, 힘이되고.. 

문득, 모든 인간관계가 이렇다면, 모든 일을 해낼 때 이런 동료를 만난다면 얼마나 힘이 되고 지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니 문득 친할수록 함부로 대하거나 감사함을 쉽게 여겼던 인간관계들이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그 중 대표는 가족이겠지.

친할수록 더 감사를 표현하고, 잘해줄수록 더 소중히 대해야하는데 왜 그게 그렇게 쉽지 않을까? 일상이라는 것은 왜 그렇게 진짜로 소중한 것들에 대해 눈을 가리는 것일까?

더 깊이 들어간다면, 가장 일상이 된 것은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가장 나와 가까운 하나님이겠지.

친히 나의 주가 되어주셨다고 고백하면서도 언제나 그 자리에 내가 앉아있던 그 많은 시간들.

그래도 반석같이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신 분.

2019,

나또한 누군가에겐 나라는 존재를 통해 예수님의 편지가 전해지기를 기도하며 담대하게 시작해본다.

배우 이아린

이아린은 현재 배우 겸 작가, 감독, 성우, 아나운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 <댄싱퀸>,드라마<굿닥터>, <고교처세왕>, 최근에는 일일드라마 <인형의 집>에서 발랄하고 엉뚱한 사차순 역할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웹 드라마<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의 제작자 겸 작가로 양송이 역할을 통해 전 세계의 아픔을 드라마로 그려내는 프로젝트를 실현시키고 있다.

배우 이아린은 하루를 살더라도, 그 분의 뜻에 기쁨이 되는 선한 것들을 남기고 살아가는 것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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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는성화중 2019-01-17 15:39:26
아린배우님! 아린 배우님을 통해, 이 에세이를 통해 저같은 나약한 영혼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 은혜, 깨달음이 전해집니다. 리더의 자리에서도 늘 겸손한 모습으로 사랑을 실천하시는 모습에 예수님의 겸손함과 댓가없는 사랑을 봅니다. 이렇기에 아린배우님 주변엔 아린배우님처럼 사랑이 넘치고 겸손하고 작지만 거인같은 듬직한, 귀한 분들이 많은가 봅니다^_^ 저도 배우님같은 선한영향력과 선한 도전을 주는 여성리더가 되고싶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혀디니 2019-01-07 16:30:08
세상의 방법대로 살때, 나의 양심도 알고 있고 그것이 한심하게 느껴지면서도, 그게 편하니까 하면서 진리를 따르지 않을때가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ㅜ
늘 변함없이 같은 자리에서 한결같이 내 옆에 계시고 내가 어떠한들 결코 떠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생각하게됩니다.
저 또한 그 성품을 닮아 더 깊어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마지막까지 편집하며 고생하신 편집감독님과감독님 두분 모두 넘넘 수고많으셨어요!!

어여쁜자야 2019-01-07 14:05:53
함께 후반작업에 힘써주시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표현을 절제하지않고,부족함을 알게되면 그 부족함을 인정하고 다시 채워나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셨다는게 참 와닿았습니다! 여성으로서 리더의 자리에 선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테지만 하나님께서 그 자리에 세워주심은 그 고된 환경과 상황들을 견디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기에 맡기고 세워주시지 않으셨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너무나 닮고싶고 존경합니다.
하루하루가 복된 일상으로 지낼 수 있음에 매순간 감사해도 모자른데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익숙해지고 무뎌진건 아닌가 되돌아보게되었어요. 그렇다면 다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겸손하고 감사함을 아는 자로 돌아가려 합니다. 늘 제게 가장 좋은 것, 사랑을 주길 원하시는 그분을 따라 함께 나아가고 싶어요♥️ :)

짱가 2019-01-07 14:03:06
편집 감독님 촬영 감독님 최고^^~ 스탭 한 분 한분과 선물같이 모인 배우님들 , 의미있는 내용 담은 작품 모알비! 우리를 위해 예비되어지고 준비된 일들 속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고 감사하겠노라고 다시 한번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