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가 한국 정치에게 말하다
미국 정치가 한국 정치에게 말하다
  • 이학영 피디
  • 승인 2018.12.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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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국가성당에서 거행된 조지 H.W.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UPI=연합뉴스]
워싱턴 국가성당에서 거행된 조지 H.W.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 [UPI=연합뉴스]

지난 달 3094세의 나이로 별세한 조지 H.W부시 전 미국 대통령(41)의 국장이 엄수됐다. 이 날 장례식에는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했다. 하지만 조사를 맡지는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잽 부시를 몰아붙인 트럼프는 부시 가문과 충돌한 바 있다. 이에 조지 H.W부시는 힐러리에 투표했다고 말했으며 아들인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은 기권표를 던졌다.

그럼에도 부시 가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를 초청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장 기간 중 워싱턴에 머물 아들 부시와 로라 부시 여사를 블레어하우스(공식 영빈관)에 머물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전했다

 

[thegrio.com]
[thegrio.com]

퇴임 후 더 빛난 대통령

아버지 부시의 삶은 대통령 퇴임 이후 더 빛났다는 평가가 많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1993년 당시 부시가 자신에게 남겼던 편지를 공개했다. 재선에 도전한 부시와 정치 스타 클린턴의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누구보다 간절했던 부시였지만 백악관을 떠나는 날 정치의 품격을 지켰다.

빌에게..고된 시간이 있을 것이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낄지 모를 비판 때문에 더 어려울 때도 있을 겁니다. 제가 조언을 할 만큼 훌륭하지는 않습니다만, 비판자들 때문에 낙담하거나 경로에서 이탈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백악관에는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편지를 남기는 전통이 있다. 이 전통을 공고히 한 사람이 바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라고 전했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내조의 여왕의 원조는 바로 이 사람

아버지 부시 만큼 조명을 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바바라 부시 여사다. 지난 4월 별세한 바바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엔 4명의 미국 전직 대통령과 아내 그리고 현직 퍼스트레이디가 참석하는 등 영부인의 장례로는 이례적으로 정계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장례식 후 공개 된 전 현직 대통령 부부와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은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에 훈훈함을 주기도 했다. 바바라 부시는 내조의 여왕’, ‘국민 할머니로 불리며 특유의 소탈함으로 미국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두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며 섬기는 모습은 모범이 됐다는 평가다. 두 사람은 올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73)을 이어온 부부이기도 하다.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정치의 품격

아버지 부시는 정당과 이념을 뛰어 넘어 소통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전직 대통령들을 백악관에 초청했다. 지미 카터부터 오바마까지 미국 현대사의 상징인 대통령들이 함께 한 장면은 정치 화합의 메시지를 전해 준 장면으로 기록됐다. 이후 아버지 부시는 지미 카터,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 등과 함께 전직 대통령 클럽(Ex-President Clubs)을 통해 미국 사회를 돕는 역할을 해왔다. 

또한 2017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 하비, 마리아로 큰 피해를 입은 미국인들을 돕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과 함께 했다. 자신이 세운 조지 H.W 도서관 기금을 통해 ‘One America Appeal“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고령의 나이에도 텍사스 지역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친 그의 모습에 수많은 미국인들이 모금에 참여했다.

 

[EPA=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서비스 견 설리

파킨슨병을 앓은 부시 전 대통령 곁을 지킨 서비스 견 설리는 미국인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부시 가족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SNS를 통해 아버지 부시의 도움견(service dog) ‘설리가 임무를 완수했다며 설리의 근황을 올렸다. 레브라도 리트리버 종인 설리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 곁을 지키며 봉사를 해왔다.

설리는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워싱턴 국회의사당의 로턴다 홀에 나타났다. 조문을 하는 안내자와 함께 주변을 맴돌 던 설리는 한 동안 엎드린 채 슬픈 표정을 짓기도 했다. 사람들은 아버지 부시와 설리와의 관계가 더 특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회에서 연설하는 조지 H.W 부시=연합뉴스]
[국회에서 연설하는 조지 H.W 부시=연합뉴스]

 

한국과의 인연

아버지 부시는 한국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1991워싱턴에서 열린 5차 한미정상회담임은 26년 만의 국빈방문으로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재임 기간 중 총7회 한미 정상회담을 했으며 미국 대통령으로는 유일하게 때 두 번이나 국회에서 연설했다. 또한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2.1.31.)을 지지하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도 관심을 보였다.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한편으론 미국 정치의 이런 모습들이 특별해 보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현직 대통령과 함께 모인 건 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전두환, 고 김영삼, 고 김대중 대통령을 청와대에 초청할 때가 마지막이다(2006). 이후 정치적으로 대립하면서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이 만나는 일은 연출되지 못했다. 

국가의 위기 앞에 구심점이 됐던 미국 전직 대통령들과 달리 한국 전직 대통령들은 '정치적 눈치'를 봐야 했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 언론들은 아버지 부시의 장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에게 소통의 손을 내밀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 한국 정치사에도 통합과 배려 공감이 녹여들 수 있을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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